민주당 김근태(金槿泰) 의원의 대선경선 후보사퇴를 계기로 노무현(盧武鉉) 후보 진영이 개혁세력 결집을 시도하고 있어 '대안론'이 탄력을 받게 될지 주목된다. 김 의원이 득표력은 떨어지나 개혁세력 대표성을 갖고 있었던 만큼 사실상 개혁후보 단일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보고 노 후보가 세불리기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이다. 노 후보는 지난 11일 김근태 의원을 지지해온 정대철(鄭大哲) 고문을 직접 만나 지지약속을 받아냈고 김원기(金元基) 고문과 임채정(林采正) 의원 등 중진들로부터도 호의적 반응을 얻어낸 것으로 13일 알려졌다. 천정배(千正培) 의원도 이미 노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광주 현지로 내려가 득표활동을 벌이는 등 힘을 보태고 있고 김근태 후보 대변인을 맡았던 임종석(任鍾晳) 의원도 '대안론'에 수긍, 개혁후보로서의 '노무현'을 위한 물밑 행보를 암시했다. 신기남(辛基南) 의원은 김 후보 사퇴가 '대안론'과 직결된다는 점을 인정하고 "김 후보에 대한 심정적 지지자가 수도권 등지에 많은 만큼 시너지 효과와 분위기 조성이 힘을 발휘, 개혁후보 진영에 표심이 결집하는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개혁파 의원들은 노 후보와 함께 개혁후보군으로 분류되는 정동영(鄭東泳) 후보에게 각각 서로 `네거티브 캠페인'을 자제할 것을 촉구해 긍정적인 답변을 얻어냈다고 신 의원이 전했다. 이렇게 되면 선호투표제와 관련해 양 후보간 개혁연대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게 신 의원의 진단이다. 소장개혁파 모임인 바른정치모임도 이날 오찬 회동을 갖고 선호투표제를 매개로한 개혁후보 연대와 '대안론' 확산을 위한 물밑 작업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다만 개혁그룹은 당분간 천 의원과 같이 노 후보 캠프에 직접 가담하거나 지지를 표명하기 보다는 수면 아래서 연대 흐름을 만들어가되 판세를 지켜본 뒤 경선 중후반께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김 후보 사퇴로 사실상 개혁연대가 절반 이상 달성된 만큼 당장 공개 지지를 하거나 캠프에 가담하는 것은 오히려 역풍을 촉발할 가능성이 있는 등 별 도움이 되지 않고 결국 중후반 판세가 승부를 가를 것이란 판단에서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기자 kh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