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영(李富榮) 부총재에 이어 홍사덕(洪思德)의원이 11일 이회창(李會昌) 총재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서는 등 당내분의 파문이 심화되고 있다. 홍 의원은 이날 의원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총재의 당무 2선 퇴진 ▲집단지도체제 즉각 도입 ▲최병렬(崔秉烈) 부총재를 총재권한대행으로 임명해 당을비상체제로 운영할 것 등을 요구했다. 그는 그러나 탈당 등 자신의 거취문제에 대해서는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채"돈으로는 안되는 일이 있다는 것을 서울 시민에게 입증해 보이겠다"고 말해 탈당후 신당에 합류, 서울시장 후보로 나서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음을 시사했다. 홍 의원의 이같은 발언으로 서울시장 경선이 사실상 물건너간 것은 물론이고 자칫 주류와 비주류간 `권력 헤게모니' 싸움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경우에 따라서는 소속 의원들이 줄줄이 당을 빠져나간 지난 4.13 총선때의 `악몽'이 재연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특히 홍 의원이 총재권한대행으로 `특정인'을 거명함으로써 최 부총재와 함께부총재 경선에 나서고 있는 하순봉(河舜鳳) 김기배(金杞培) 강재섭(姜在涉) 부총재등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문제는 홍 의원의 이같은 발언이 ▲총재단 총사퇴 ▲'구당(救黨)'을 위한 비상대책기구 구성 ▲서울시장 경선문제 의원 원점 재검토 ▲대선후보 경선의 6월 지방선거 이후 실시 등을 요구한 이부영 부총재의 요구와 맞물려 이회창(李會昌) 총재측의 대응여하에 따라서는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수 있다는 점이다. 또 이같은 사태는 지방자치단체장, 부총재.총무 경선에도 영향을 주는 것은 물론 박근혜(朴槿惠) 의원 탈당으로 휴화산 상태로 잠복했던 총재직 사퇴를 포함한 집단지도체제 도입 여부를 다시 쟁점으로 부각시키고 있다. 나아가 일부 세력의 신당 창당 및 정계개편 움직임과 맞물려 양대선거를 앞두고정가를 일대 소용돌이에 몰아넣을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이 총재측은 "한나라당을 분열시키려는 정계개편은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 '대선후 집단지도체제 도입' 당론은 이미 확정된 만큼 그 방향으로 확고하게 나갈 것이며 서울시장 경선문제는 후보등록이 마감된 만큼 당규에 따라 진행될 것"이라는 강경입장을 피력했다.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홍 의원이 통합과 화합의 필요성을 역설하면서도 한나라당 경선등록을 않은 채 서울시장 출마의사를 밝힌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강한 불쾌감을 표출했다. 당내 보수파 대부격인 김용갑(金容甲) 의원은 "일부 의원들의 도미노식 탈당 위협으로 인해 정권교체를 염원하는 국민의 불안과 걱정, 불만이 극에 달하고 있다"면서 "이들은 입으로는 국가와 국민을 명분으로 하고 있으나 선거철만 되면 기존 정당질서를 뒤흔들어 자신들의 이익을 좇는 철새정치인의 전형에 불과하다"며 "정권창출훼방꾼은 빨리 당을 떠나라"고 격앙했다. 이 총재의 한 측근도 "홍 의원이 수용키 어려운 요구조건을 잔뜩 내건 것은 탈당을 위한 명분쌓기로 보인다"면서 "홍 의원이 크게 보고 대의명분에 맞는 결단을내려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이부영, 홍사덕 의원이 당내 사태와 관련, 총재단 사퇴 등을 요구하고나섬에 따라 당분간 한나라당은 최근에 빚어진 일련의 파문 수습과 관련, 상당한 진통을 겪게될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조복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