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방문중인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는 11일 "역사가 왜곡되면 올바른 미래를 기대할 수 없다"면서 "일본이 과거를 직시하고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진실한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일본기자클럽 오찬연설회에서 "지난해 일본의 특정교과서 문제로 한일관계가 갈등을 겪는 과정을 걱정스런 마음을 지켜봤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냉전종식이후 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동아시아에서만 군비증강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이면에는 이 지역 주요국가간의 뿌리깊은 불신이 도사리고 있다"면서 "양자간 동맹관계를 기반으로 다자 안보협력을 강화해야 하며 장기적으로 동북아 경제공동체의 비전도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대북정책과 관련, 이 총재는 "북한과 대화와 협력을 추진하는 포용정책은 앞으로도 계속돼야 하지만 문제는 무엇을 위해, 그리고 어떻게 포용할 것이냐 하는 것"이라며 상호주의와 투명성, 검증 등 3원칙을 제시했다. 그는 "대북접근에서 또하나의 중요한 요소는 우방과의 긴밀한 협조"라면서 "효과적인 대북정책 추진을 위해 한.미.일 사이의 긴밀한 3자공조는 핵심적인 요소이며중국과 러시아의 건설적인 역할도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국내정치에 대해 이 총재는 "지금 우리나라가 당면한 많은 문제들은 법치의 실패로부터 비롯된 것이기 때문에 법치주의가 국가혁신의 기반"이라고 강조하고 "인사와 개발정책의 공정성을 통해 국민대통합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오후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를 만나 한일 양국간 우호증진 방안과 9.11 테러참사이후 한반도 정세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다. 이 총재는 이 자리에서 특히 재일동포의 고충을 전달하고 "일본의 연립여당이추진하고 있는 국적취득요건 완화와 귀화 종용 자세는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재일동포의 지방참정권 획득 등 법적지위 향상을 위한 조치를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연합뉴스) 민영규기자 youngky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