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창당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김영삼(金泳三.YS) 전 대통령과 민주계의 역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YS는 그간 여러차례 대선구도 변화 가능성을 언급하며 "때가 되면 지지후보를 밝힐 것"이라고 말해왔고 한나라당내 민주계 인사들도 대선을 10개월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불거진 정계개편론에 술렁이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아직 민주계 인사들의 뚜렷한 변화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고 있으며, 현 정국상황에 대한 이들의 해석은 자신들의 입지에 따라 상반된다. 김덕룡(金德龍) 강삼재(姜三載) 의원 등 이회창(李會昌) 총재와 거리를 둬 왔던 민주계 인사들은 '변화' 쪽에 무게를 두는 반면 박관용(朴寬用) 김무성(金武星) 의원은 이 총재를 중심으로 한 정권교체론을 고수하고 있다. 향후 유사시에도 민주계 모두가 일사불란한 방향으로 움직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물론 김 전 대통령은 정계개편의 소용돌이 속에서 일정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주변 인사들은 전하고 있다. 한 측근은 11일 "YS가 전면에는 나서지 않겠지만 모래와 자갈을 결속시키는 시멘트같은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김 전 대통령은 요즘들어 부쩍 자신의 지지자들은 물론 학계, 경제계 등 외부 인사들을 은밀하게 접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와 한나라당을 탈당한 박근혜(朴槿惠) 의원과도 머지않아 회동, 이들의 의중을 탐색할 예정이라고 측근들은 전했다. YS의 대변인격인 한나라당 박종웅(朴鍾雄) 의원은 "YS는 격변기에 오히려 힘을 얻는 분"이라며 "요즘은 각계각층 인사를 두루 접하면서 민심의 흐름을 읽으며 정계개편의 추이를 지켜보는 단계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YS가 정계개편의 큰 그림을 구상하고 있으며, 김덕룡 의원의 탈당움직임과 강삼재(姜三載) 의원의 부총재 사퇴도 이와 무관치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박관용 의원은 "지난주 두차례 YS를 만났으나 신당이나 정계개편론에 대해 전혀 언급이 없었다"며 "YS는 신당 등에는 별 관심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박종웅 의원은 "YS의 움직임이 구체화될 경우에는 달라질 것"이라며 "그경우 이 총재측에 있는 민주계 인사들의 행보도 어떨지 예단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김 전 대통령은 오는 15일 경기 양평 근교의 한 산을 다시 찾을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 최이락기자 choina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