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국민참여경선제'의 첫 대결장인 제주 경선에서 일부 주자들이 상대후보를 정면 비난하는 등 주자들간 합동유세가 초반부터 난타전 양상을 띠고 있다. 9일 제주 한라체육관에서 열린 합동유세에서 첫 연설자인 김근태(金槿泰) 상임고문은 "특정권력과 결탁해 줄세우기 선거를 하는 사람이 대세론을 주장하는 것은 정치협박"이라며 "다른 지역에선 화합하자고 하면서 자기 지역에선 표를 달라고 하는 모순적 행동은 구태정치"라고 이인제(李仁濟), 노무현(盧武鉉) 고문을 공격했다. 두번째 연사인 노무현 고문은 "90년 3당 합당은 민주주의를 파괴한 쿠데타로 동서를 가르고 정권을 연장한 반민족적 폭거"라고 이 고문을 겨냥한 뒤 "김영삼(金泳三) 전대통령과 같은 길을 걸어 양지에서 출세가도를 달렸던 이인제 후보와 운명의대결을 벌이고 있다"며 표심을 자극했다. 특히 노 고문은 "누가 후보가 돼야 하는가"라는 물음에 선거인단 일부가 "이인제"라고 답하자 "품위를 지켜라. 이인제후보 표 떨어진다"고 질책하는가 하면 '정권재창출의 희망', `경제대통령' 등 각 주자들의 슬로건을 일일이 거론, "국민은 그런대통령을 원하지 않는다. 신뢰가 있는 사람을 원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중권(金重權) 고문은 앞선 후보들보다 톤은 낮췄지만 "젊고 강력하다고,혁신적이라고 되는 것이 아니다. 경륜이 있어야 한다"면서 이인제 정동영(鄭東泳)고문 등을 겨냥했다. 마지막 연사인 정동영 고문은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의 측근들에 따르면 이 총재가 가장 상대하기 쉬운 후보는 이인제 후보이며 두번째로는 과격해서 중산층 지지를 받지 못하는 노무현 후보"라며 "제3의 길을 걷는 정동영을 한나라당이가장 두려워하고 있다"고 상대후보 비판에 가세했다. 그러나 집중포화를 받은 이인제 고문은 정면대응하기 보다는 "후보들이 나에 대해 융단폭격을 하는 것에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면서 "집중공격을 받고 욕을 얻어먹는 사람이 승리할 수 있다"고 받아쳤다. 이와 관련, 이인제 고문의 대변인인 전용학(田溶鶴) 의원은 정동영 고문의 발언을 문제삼아 "한나라당이 가장 경쟁력있는 후보를 피해가고자 흘리고 있는 역정보를신성한 첫 경선지에서 정치적 이득을 위해 아무런 여과없이 발설한 무책임한 행동"이라며 정 고문의 사과와 선관위의 재발방지 노력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이낙연(李洛淵) 당 대변인은 "당 선관위 김영배(金令培) 위원장이 10일 울산 경선 시작에 앞서 각 후보들에게 자제를 당부하는 주의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동영 고문측은 "경선을 통해 본선경쟁력을 검증하자는 취지였으며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출처까지 밝혔다"면서 "판단은 선거인단이 할 것이며 앞으로도할 말은 하겠다"고 자세를 굽히지 않았다. 한편 한화갑 고문은 이날 이렇다할 비난대열에 가세하지 않았으며, 유종근(柳鍾根) 전북지사는 "비방하지 않고 페어플레이를 한 유종근이 후보가 되면 누구나 다승복한다"고 호소했다. (제주=연합뉴스) 이강원기자 gija00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