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잇딴 내홍으로 흔들리고 있다. 박근혜 의원이 탈당한데 이어 강삼재 의원이 7일 이회창 총재의 당운영 방식에 불만을 표시하며 대선경선 불출마 및 부총재직 포기를 선언했다. 비주류에 대한 주류측의 대처방식이 전략적으로 미숙했다는 당내 비판도 고조되고 있다. 강 의원은 이날 '경선불출마 및 부총재직 사퇴입장'이란 보도자료를 통해 당 지도부를 강력히 성토했다. 그는 "이번 5·9 전당대회는 민주적 축제의 장이 돼야지,모양만 갖추는 '경선을 위한 경선'은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박근혜 의원의 탈당사태에 대해 같은 부총재로서 책임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며 부총재직도 내놓았다. 이에 대해 이회창 총재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대책을 논의했으나 뚜렷한 대안을 마련하지 못했다. 이 총재는 "강 부총재를 직접 만나 힘을 합칠 것을 권유할 것"이라며 곤혹스런 표정만 지었다. 강 의원의 부총재직 사퇴를 계기로 당내에선 박근혜 의원 탈당에 따른 당의 대처방식에 대한 불만도 도처에서 표출되고 있다. 한 관계자는 "박 의원의 행보를 복기해보면 애초부터 탈당을 염두에 뒀다고 볼 수 있다"면서 "따라서 박 의원이 문제를 제기할 때 마다 이를 마지못해 수용하기 보다 초장에 선수를 치면서 전폭 수용하고 담판짓는 방식을 택하는 게 전략적으로 옳았다"고 말했다. 여기에 박 의원에 이어 탈당을 시사중인 김덕룡 의원에 대한 포용전략이 양측간 인간적 불신으로 진전을 보지 못하자 '비주류 관리'에 허점을 노출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강하다. 이와 관련,이 총재의 한 측근은 "'이회창 대세론'에 휩싸여 이완돼 있는 분위기를 다시 잡는 게 급선무"라면서도 "그러나 뚜렷한 묘책이 없어 고민"이라고 말했다. 김형배 기자 k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