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리광근 무역상 등 경제시찰단이 지난 4일부터 오는 15일까지 벨기에, 이탈리아, 스웨덴, 영국 등 유럽 4개국을 순방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들의 유럽 순방 목적과 구체적인 일정 등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7일 발표한 관련 보고서 내용을 중심으로 북한경제시찰단의 유럽 방문 목적 등을 정리해본다. ▲시찰단 구성= 이번 북한 경제시찰단은 무역성을 비롯한 경제부처 고위관료 등 모두 12명으로 구성, 비교적 규모가 큰 사절단이다. 시찰단은 단장인 리광근 무역상을 비롯 재정성 김춘섭 부상, 금속기계공업성 안영길 부상, 채취공업성 김광국 부상 등 고위 관료가 3명이나 포함돼 있다. ▲방문 목적 = 일차적으로는 선진 유럽경제의 운영 방식을 배워 북한 경제에 반영하기 위한 것으로 연수 성격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시찰단은 구체적으로 경제정책 및 계획의 수립과 경제구조 개혁, 산업재편 및 구조조정 등에 관심을 갖고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가지 목적은 지난해 EU 회원국과 경제사절단 교류시 논의한 사항에 대해 후속 조치나 협의를 계속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탈리아의 경우 지난해 3월 전승훈 금속기계공업상을 단장으로 한 북한 경제대표단의 방문에 이어 6월에는 이탈리아 경제사절단이 방북, 기계류 수출 및 경제협력 가능성을 검토했다. 영국의 경우 지난해 10월 영국 정부 지원하에 무역대표단이 북한을 방문해 경제협력과 교역 확대방안을 논의했다. ▲일정 =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방문을 끝낸 벨기에의 경우 EU측과의 만남이 주된 목적이었다. 이 기간 EU 집행위원회를 비롯 유럽의회,유럽투자은행 및 세계은행 관계자로부터 EU 경제현황, 대외기술정책 및 시장경제원리 등에 대해 설명을 받았으며 북측도 EU 집행위 관계자와 경제인들을 대상으로 북한 경제현황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4일 EU가 채택한 '대북한 국가협력전략 보고서'에 대한 설명을 비롯, EU와 북한간의 무역과 투자협력 촉진 방안도 협의된 것으로 추측된다. 현재 방문중인 이탈리아(6-9일)에서는 8일 로마에서 로마경영자협회(Unione degli Industriali di Roma)와 이탈리아 무역공사(ICE)가 주관하는 '북한 세미나'에 참가한다. 이 세미나에는 북측에서 리광근 무역상이, 이탈리아에서는 해외투자관련 주요 단체들인 로마경영자협회, 이탈리아 수출/투자보험공사(SACE), 이탈리아 무역공사 등의 관계자들이 연사로 나선다. 양국 경제 단체 및 기업간 개별 면담도 세미나일정에 포함돼있다. 또 지난해 양국 경제사절단 교환시 논의됐던 섬유나 직물 기계류 도입 등에 대한 후속 협의도 있을 것으로 추측되며 오는 5월 중순으로 예정된 이탈리아 경제사절단의 평양 방문 계획에 대해서도 협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스웨덴 방문(9-12일)의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북한은 일단 지난 73년 4월 수교 이후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온 스웨덴과의 관계를 더욱 돈독히하고 경제협력의 확대를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말 스웨덴을 방문했던 조선로동당 중앙위 최관영 부부장을 단장으로 한 경제사절단은 특수철강과 굴착장비 분야의 세계적 기업인 샌드빅(SANDVIK)사와 철광산 등지를 시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북한은 광산용 굴착장비 등 분야에서 스웨덴 기업과의 경협을 추진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영국 방문(12-15일)중 중앙은행(Bank of England)과 런던 증권거래소, 금융감독원(Financial Services Authority), 경제부처 등을 방문할 예정이다. 영국 외무성관계자에 따르면 북한 시찰단은 주로 경제계획 수립, 경제구조 개혁, 산업재편 및구조조정 등과 관련, 영국정부 및 기관 관계자의 의견을 듣고 토의할 계획이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0월 북한을 방문했던 컨설팅 회사 등 영국 무역대표단 기업들과 2차 회동할 경우 북한 인력연수 및 북한 주요 부문의 개선을 위한 컨설팅 등 기술지원 위주로 협의가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서울=연합뉴스) 이충원기자 chung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