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朴槿惠) 의원의 한나라당 탈당에 정치적 이해관계가 큰 김영삼(金泳三.YS) 전 대통령과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가 침묵을 계속하고 있다. 서운함이 적지 않을 이 총재 입장과 YS 특유의 직설적 기질을 감안하면 박 의원에 대해 벌써 몇번은 언급했을 법도 한데 두 사람은 지금까지 단 한마디도 하지 않고 있다. 이에 비해 자민련 김종필(金鍾泌.JP) 총재는 "언제든지 만나겠다", "내가 힘이돼 줄 것"이라며 적극적인 반응을 나타내고 있어 대조된다. 정치권은 이 총재의 무반응에 대해 박 의원에 대한 언급을 아예 회피함으로써 그에게 여론의 초점이 계속 맞춰지는 상황을 방지하겠다는 의도로 받아들이고 있다. 반면 YS는 박 의원의 탈당이 자신의 정치적 입지와 선택폭을 넓혀주는 계기가 될 것으로 판단,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한다. 한 관계자는 6일 "YS와 이 총재가 박 의원을 놓고 지금 고도의 수읽기를 하고있으며, 수읽기가 끝난 뒤 첫 착점은 YS가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이와 관련, 정치권 일각에선 연초만 해도 해빙기류가 완연했던 이 총재와 상도동 사이에 다시 냉기류가 감돌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어 주목된다. YS의 차남인 현철씨가 최근 언론인터뷰에서 "2004년 총선에 출마하겠다"며 8.8재보선때 한나라당 공천을 받아 부산이나 마산에 출마할 것이라는 소문을 일축하면서 부터다. 야권 일각에선 현철씨가 정계개편 가능성을 거론하며 총선출마를 선언한 것은이 총재측이 현철씨 문제에 소극적 자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상도동측이 이 총재에게 정치적 빚을 지지 않고 활로를 모색하겠다는 의사로 봐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서울=연합뉴스) 조복래기자 cb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