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김근태(金槿泰) 고문이 경선자금을 공개한 것을 계기로 여야간에 정치자금 공개를 둘러싼 공방이 확산되는 등 양대선거를 앞두고 정치자금 문제가 쟁점화하고 있다. 이와함께 재계도 정치권에 대한 불법자금 제공 거부방침을 밝히고, 정치권 안팎에서 검은돈 차단을 위한 정치자금 현실화와 양성화 주장이 제기되고 있어 정치자금의 제도적 개선 논의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민주당은 5일 여권 정치자금에 대한 공세에 맞서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의 정치자금 내역 공개를 요구하고 나섰고 한나라당은 권노갑(權魯甲) 전 최고위원과 이인제(李仁濟) 고문의 정치자금 공개요구로 맞섰다. 민주당 설 훈(薛勳)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 총재는 가회동에 105평짜리고급빌라 두채를 월세로 얻어 장남과 함께 살고 있다"면서 "이 빌라는 한 채에 2년사용료가 2억원이 넘는 호화빌라로, 세비를 제외하고는 특별한 수입이 확인되지 않는 이 총재가 무슨 돈으로 이런 거액을 지불하고 있는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장남 정연씨의 경우 하와이 동서문화센터 연구원으로 재직하고 있으나미국의 집세와 생활비 및 국내체류비 등으로 한달에 최소 수천만원이 들 것으로 추정된다"며 "장남이 뚜렷한 소득원이 없는 만큼 이 총재가 이 자금을 지불하고 있다고 판단된다"고 자금출처를 문제삼았다. 그는 특히 "일부에선 이 총재측이 국세청 동원 등으로 불법모금한 236억여원 가운데 검찰수사에서 규명되지 않은 110여억원을 쓰고 있는 게 아니냐는 추측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은 논평에서 "이 총재가 지난 97년 신한국당 대통령 후보경선에서 2억5천만원을 썼다고 밝힌 것은 지구당 조직가동비로는 한푼도 지출하지않았다는 뜻이어서 믿기 어렵다"며 내역 공개를 촉구했다. 반면 한나라당 이상득(李相得) 사무총장은 주요당직자회의에서 "권노갑씨는 여권 정치자금의 핵심으로 이번에 불거진 것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면서 "권씨의명백한 정치자금 위반행위에 대해 검찰과 선관위가 유야무야 한다면 묵과하지 않을것"이라고 말했다. 이강두(李康斗) 정책위의장도 "권씨는 `DJ 정치자금 관리자'라는 의혹이 있는인물로, 정동영씨에게 2천만원을 지원했다면 후견인으로 알려진 모 의원에게는 더지원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지난 총선 지원자금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이인제 고문은 권씨로부터 직접 받았든, 간접적으로받았든 얼마를 받았는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여당측의 이총재 정치자금 공세에 대해 "빌라 한채는 사돈이 빌려줘서이 총재가 살고 있고, 다른 빌라는 이 총재와 가까운 친척이 전세얻은 것이나 비워두고 있어 가끔 사용하고 있다"면서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정치공세차원에서 제기한 것이라는 게 우리 판단"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또 "세풍과 관련된 것은 검찰이 다 수사했기 때문에 검찰에 알아보면 될것"이라며 "정연씨의 미국체류비는 세계은행이나 아시아개발은행에 근무하는 사람들의 월급이 생각보다 많고 이 정도 지출은 당연히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minchol@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민철 황정욱기자 hj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