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분규 해결이 이렇게 힘든 것인 줄 진짜 몰랐습니다" 지난 70년대 한국모방, 원풍모방 노조지부장을 지낸 노동운동가에서 노동장관으로 변신한 방용석(方鎔錫)노동장관은 28일 기자들과 만나 이번 공기업 노조 파업 등을 겪으면서 느낀 노동장관으로서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오늘이 취임한지 딱 한달이 된다"고 운을 뗀 방장관은 "처음에는 솔직히 노사를 대하면 모두 해결할 수 있겠다고 자신했는데 이제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답답하다"고 털어놨다. 그는 "공기업 파업 돌입 이전 노조 관계자들이 장관실로 찾아왔을 때 민영화 철회를 계속 주장한다면 노동장관으로서 할말이 없다"며 "만일 근로조건 개선 사항을 요구한다면 적극 뛰어다니며 노력하겠다고 약속했었다"고 전했다. 방장관은 이런 약속에 따라 정부내 사전조율을 거쳐 지난 22일 총리주재 노동관계장관회의에서 민영화 철회는 받아들일 수 없고 근로조건개선 요구는 적극 수용한다는 정부 방침을 이끌어냈다는 것. 그러나 지난 24일 오후 상급단체의 개입으로 개별교섭이 중단되자 그는 다시 명동성당 앞으로 달려가 "왜 노조위원장들이 직접 나서 성실한 교섭을 하지 않느냐"며노조위원장들을 다그쳐 간신히 교섭 재개 약속을 받아냈으나 교섭은 다음날 오전 1시가 돼서야 재개됐다. 방장관은 "그 당시 가스는 노조측 사인만 남겨둔 상태였고 발전, 철도도 쟁점이상당히 좁혀진 상태였다"며 "파업 돌입을 불과 1시간 남기고 노조측이 정회를 선언하고 명동성당으로 가 일방적으로 파업을 선언했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나도 수백차례 노사교섭을 해봤지만 결렬선언도 안하고 정회를 한 상태에서 파업을 선언하는 법이 어디 있느냐"고 반문했다. 방장관은 "옛날에는 근로조건 개선 등이 주요 교섭대상이었는데 다시 돌아와보니 정치적으로 해결해야할 사안이 노동현장에서 주로 등장해 놀랐다"며 "국회에서통과됐거나 계류중인 사안을 사용자가 어떻게 철회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끝으로 "노동조건 개선을 위해 노력해달라는 노조의 말을 믿고 정부를 설득하는 등 노력을 다했는데 나중에 다시 민영화 문제를 들고 나와 솔직히 속은 것같은 기분"이라며 파업 지도부에 대한 서운한 감정을 드러냈다. 방장관은 끝으로 "정부가 나서서 노사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노사문제는 어디까지나 자율적인 교섭이 생명"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성한기자 ofcours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