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 블래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과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이 오는 5월 한일월드컵축구대회에 앞서 북한을 공식 방문한다. 블래터 회장은 27일 일본기자클럽 초청 회견에 참석, "북한축구협회부터 초청장을 받아 오는 5월 둘째주(5.6-12)에 북한을 찾는다"며 "현재 장웅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과 세부 일정 협의를 위해 접촉중"이라고 밝혔다. 블래터 회장은 방북 배경에 대해 "북한이 월드컵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초 오는 3월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과 북한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5월말 FIFA 회장 선거를 앞두고 일정이 겹쳐 방북을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블래터 회장의 방북에는 정몽준 FIFA 부회장 등 FIFA 수뇌부가 동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축구협회 고위관계자는 "정 회장은 이번 방북에서 북한축구협회 기술위원 및 대표선수들과 만나 월드컵 초청 의사를 전달하는 등 축구교류를 통한 남북화해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모든 방안이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블래터 회장과 정 회장의 대북 메시지에는 극동4개국친선축구대회(가칭) 창설등 구체적인 남북축구 교류 방안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월드컵 팀워크숍 참석차 블래터 회장과 함께 일본을 방문중인 정 회장은 이날 마이니치(每日)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아시아축구 발전 차원에서 남북한과 일본,중국 등 4개국이 참가하는 대회를 열면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라고 밝혔다. 그러나 북한 당국의 이번 FIFA 수뇌부 초청은 남북 분산개최와 한국대표팀의 북한선수 기용 등 월드컵을 계기로 정 회장이 다각도로 추진해온 남북교류 방안이 실패로 돌아간 시점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회담에 대한 북측의 자세와 성과를 놓고회의론이 제기되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 99년 11월 월드컵 분산개최 및 단일팀 구성, 극동4개국대회 출범을 이뤄내기 위해 북한을 방문했으나 북측으로부터 단일팀 구성에 대한 원칙적 지지 의사만 확인했을 뿐 구체적인 결실을 보지 못하고 돌아온 바 있다. (도쿄=연합뉴스) 김재현기자 j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