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후 1시8분께 일어난 공군 KF-16 전투기추락사고는 지난 97년 6월 이 기종이 국내 조립 생산된 이후 세번째 발생한 것이다. 이날 사고를 목격한 주민들은 "상공을 날던 전투기 1대에 갑자기 큰 불꽃이 일면서 기체가 기우뚱거리더니 45도 각도로 그대로 논바닥에 추락, 폭발했다"고 말해 엔진 결함이 사고원인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지난 97년 8월과 9월에 발생한 것도 연료도관 제작상의 결함으로 밝혀져 이같은 추정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사고 소식을 접한 공군 고위 관계자는 "왜 하필 신임 총장 발표일에 사고가 났는지 참담한 심경이다"면서 "이른 시일내 사고 원인을 밝혀 재발 방지책을 강구하겠다"고 곤혹스런 표정을 지었다. KF-16기의 엔진결함은 이미 지난 97년부터 군 안팎에서 제기돼온 문제다. 국방부는 지난 97년 8월 1차 추락사고 이후 49대의 동일기종에 대한 정밀점검을 실시한 결과, 2대에서 연료압력 계통의 결함이 있는 것으로 밝혀냈다. 당시 국방부는 1차 사고 원인으로 ▲주연료펌프 압력마개 분리로 인한 연료누설▲주연료계통 연료도관의 파손 ▲연결부위 분리로 연료가 누설돼 연소실 연료공급중단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사고 원인이 엔진결함으로 판명날 경우 제작사인 미국 프랫 앤 휘트니사(P&W)와의 배상문제가 현안으로 대두될 전망이다. 또 사고에 직접적인 원인이 된 부품이 미국 정부가 보증하는 대외군사판매 방식(FMS)으로 도입된 것이라면 미정부도 일정 정도 책임을 면할 수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공군은 올초 미 항공기 엔진 제작사인 P&W와 협상을 통해 KF-16기 엔진부품에 결함이 발생할 경우 개량형 부품으로 공급받기로 합의했으나, 기체가 완전 소실된만큼 배상문제를 둘러싼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KF-16 전투기는 지난 97년 6월 29일 최종조립장인 삼성항공(현 삼성테크윈)의 사천공장에서 출고 됐으며, 현재 공군은 직도입분까지 100여대를 운용중에 있다. 이 전투기는 블록50/52형으로 공군이 운영중이던 기존 F-16 블록30보다 기골이 보강됐고, 추력이 증가된 엔진을 장착해 최대 이륙중량 및 기동성을 크게 높였다. 특히 인공위성 항법장비와 야간 저고도 침투장비, 레이더 성능 개량 및 대공제압무기 장착 등으로 북한 최고 전투기인 미그-29보다 공대지, 공대함 능력이 우수한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기자 sknk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