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조지 W. 부시 미대통령이 아시아 순방중 내놓은 대화 제의를 북한 외무성 대변인이 22일 거부한데 대해 진의파악과 향후 파장 등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정부 당국자에 따르면 외무성 대변인이 특히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에 대한 부시 대통령의 언급에 주목, "우리의 최고수뇌부를 악랄하게 중상모독하는 망동"이라고 말한 것은 결국 '내부용'으로 볼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와 함께 북한이 부시 대통령의 대북언급 가운데 '북한을 공격할 의사가 없다' '모든 현안을 대화로 해결한다' '주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은 계속한다'는 등의 호의적 발언을 일절 지적하지 않은 것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고위 외교 당국자는 "북한측의 첫 공식 반응은 일단 예상했던대로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한 내부용인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이 이번 부시 대통령이 제시한 대화 기회를 놓치지 말고 대화를 수용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당국자는 특히 부시 대통령이 21일 중국의 장쩌민(江澤民) 주석에게 미국의 제의를 김정일 위원장에게 전달해달라고 요청한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며 "만일 장 주석이 김 위원장에게 이를 전달할 경우 그 때도 거부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즉 북한 외무성 대변인의 언급은 "대화부정 선언이나 같다"고 한데서 볼수 있듯 대화제의에 대한 명백한 거부라기 보다는 미국측 진의를 파악하고 향후 재개될 대화에 대비하기 위한 `시간벌기용'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또한 북한이 21일 밤 평양방송을 통해 남북간 화해분위기 조성을 위한 최고위급 대화의 필요성을 지적한 것 역시 이같은 분석과 궤를 같이하는 것으로 조심스럽게 판단하고 있다. 따라서 당분간 미국과의 대화문은 걸어잠근채 남측과의 대화를 먼저 진행시킴으로써 차제에 미국의 진의를 충분히 파악하려는 뜻도 담겨있을 것으로 추정하면서 추가적인 북한측의 반응을 관망하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외교부 당국자들은 부시 방한단의 일원으로 현재 서울에 체류중인 잭프리처드 대북교섭담당 대사와 22일 밤 만찬을 갖고 북한 외무성 대변인 담화의 정확한 의도분석과 향후 북미대화 구상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권경복기자 kkb@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