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과 조지 W.부시 미국 대통령은 20일 청와대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북한 정책 및 대량살상 무기 개발 대처 방안 등을 둘러싸고 이견을 보였다고 홍콩 및 대만 언론들이 21일 논평했다. 홍콩 영자지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는 "김 대통령의 어두운 표정이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다"면서 "부시 대통령이 비록 김 대통령의 햇볕정책 지지를 확인했지만 양국 정상은 두 시간 회담에도 불구, 북한의 미사일 및 대량살상무기 개발에 따른 안보 위협 해소 방안 등에 대해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대만 중앙(中央)통신은 20일 부시 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 후 국제사회는 미국이 북한을 '제2의 아프간'으로 규정한 것으로 우려해 왔다고 지적한 뒤, 부시 대통령은 이런 시기에 한국을 방문했으나 여전히 북한을 믿을 수 없는 존재로 인식하고있음을 드러냈다고 논평했다. 부시 대통령은 '악의 축' 발언을 다시 끄집어 내 북한을 자극하지 않았으며 햇볕정책에 대한 지지 의사도 밝혔지만 북한에 '가장 위험한무기로 미국, 한국등을 위협하는 최대 위험 정권'이란 딱지를 붙이는 등 '북한 불신'입장을 견지했다는 것이다. 홍콩의 중국계 일간 대공보(大公報)는 양국 정상이 비무장지대 인근의 경의선도라산역을 방문한 것과 관련 "미국과 한국의 내심은 각각 다른 곳에 있다"며 동상이몽론을 제기했다. 한국은 부시 대통령이 비무장지대 건너편에 있는 북한에 대해 화해정책을 발표,1년 여 동안 교착 상태에 있는 남북관계에 물꼬를 터주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이는 김대통령의 기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부시 대통령의 도라산역 방문 목적은 반테러 대상으로 삼은 북한을 코 앞에 두고 북한이 대량살상 무기를 제조해 미국 등 동맹국들을 위협한다는 사실을 널리 주지시키고 싶었을 것으로 이 신문은 풀이했다. 대공보는 또 미국이 북한에 대해 강경책과 대테러 투쟁을 동시에 전개한다면 중국과 한국 모두 동의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홍콩=연합뉴스) 홍덕화특파원 duckhwa@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