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이 도라산역을 방문, 연설한 자리에 경의선 '마지막 기관사'였던 한준기씨(74.서울 동작구 흑석동)가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김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과 함께 연설을 끝낸 뒤 퇴장하면서 연단 맨 앞자리에 앉아있던 한씨를 부시 대통령에게 소개했다. 부시 대통령은 반갑게 악수를 청하면서 "하루빨리 경의선이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하자 한씨는 눈물을 글썽이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일본에서 태어나 철도기관사로 일하던 그는 1946년 경의선과 인연을 맺었다. 1950년 12월31일 황해도 함포역에서 문산으로 화물기관차를 운행한 것을 끝으로 더이상 경의선 북쪽으로 올라가지 못했다. 한씨는 행사가 끝난 뒤에도 한동안 자리를 떠나지 못한 채 "분단 현장을 한.미 두 정상이 나란히 방문해 북한에 대화를 촉구하는 모습을 바라보니 감개가 무량하다"면서 "멈춰선 철마를 타고 다시 북녘 땅을 달리고 싶다"고 말했다. 도라산역=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