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20일 한반도 분단의 상징인 비무장지대(DMZ) 철책선 앞에 나란히 서 한반도의 안정과 통일을 기원했다. 김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마친뒤 이날 오후 경기도 파주시 경의선복구현장인 도라산역을 함께 방문, 연설했다. 0...김 대통령은 오후 1시25분께 서울역에 도착, 전용열차인 '경복호'를 타고 경의선 철길을 1시간가량 달려 도라산역에 도착했다. 김 대통령은 출영인사들의 박수를 받으며 휴전선 철책에서 50여m 떨어진 브리핑 현장으로 이동해 부시 대통령을 기다렸으며, 부시 대통령은 잠시후인 오후 2시32분께 승용차편으로 브리핑 현장에 도착했다. 브리핑 현장은 경의선 철도의 남측 최북단점과 1번 국도의 종단점, 그리고 철책선을 꼭지점으로 하는 삼각지대의 정중앙에 위치했다. 양국 정상은 '서울 56㎞, 평양 205㎞'라고 쓰인 철도 종단점상의 이정표 앞에서 반갑게 악수를 나눈 뒤 이명훈 1사단 부사단장으로부터 브리핑을 받았다. 부시 대통령은 브리핑 도중 호기심어린 표정으로 '경의선 조감도'와 경계초병들이 근무중인 DMZ 철책선쪽을 번갈아 바라봤다. 콜린 파월 국무장관,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안보보좌관 등도 양국 정상의 뒤편에 서서 브리핑을 경청했으며, 양국 정상은 때때로 귀엣말을 나누기도 했다. 브리핑 직후 김 대통령이 부시 대통령에게 "북쪽 진영에 북한군인들이 천막을 다시 치는 등 경의선을 연결하려는 의향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말하자 부시 대통령은 고개를 끄덕이며, "OK, I Hope So"(그렇게 되기를 바랍니다)고 호응하기도 했다. 0...이어 두 정상은 승용차편으로 브리핑 현장에서 약 300m 가량 떨어진 도라산 역사로 되돌아왔다. 잠시후 부시 대통령은 역사 앞에 미리 준비해 놓은 침목위에 'May This Railroad Unite Korean Families'(남북한 이산가족들이 하나가 되기를)라고 쓴 뒤 서명했다. 경의선 복원작업에 참여하고 있는 군 관계자는 "부시 대통령이 서명한 침목 원본은 철도박물관에 보관하고, 원본을 그대로 복사한 침목을 만들어 후일 경의선이 연결됐을 때 남측의 마지막 침목으로 쓸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두 정상은 역사 안에 마련된 대기실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외투를 벗는 등 연설에 대비해 복장을 점검했다. 0...두 정상은 이어 오후 2시49분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으며 역사안의 연단을 향해 걸어나왔다. 연단 위에는 '서울 56㎞, 평양 205㎞'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으며, 역사 한편의 승차장 입구에는 '서울.평양 방면 타는 곳'이라는 안내판이 걸려 있었다. 이어 김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은 각각 5분과 7분여 동안 연설했다. 김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정착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지도자로서 한국민의 가슴속에 영원히 기억되기를 기대해 마지 않는다"는 대목에서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이어 등단한 부시 대통령도 힘찬 연설로 두 차례 박수를 받았다. 부시 대통령은 "야간에 찍은 한반도의 위성 촬영사진을 보면 대한민국은 밝은 불빛으로 눈이 부시다. 반면 북한쪽은 칠흑 같은 어둠에 쌓여있다"는 대목과, "우리의 군사력 및 동맹관계는 매우 굳건하다"는 대목에서 열띤 박수를 받았다. 연설이 끝난뒤 두 정상은 연단에서 내려와 환영인사들과 차례로 악수하며 감사의 뜻을 표시했다. 특히 부시 대통령은 미국측 참석자들에게 "Thank You"(감사합니다) "Nice to meet you"(만나서 반갑습니다) 등을 연발하며 일일이 악수했다. 이어 김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은 악수를 나눈뒤 오후 3시 10분께 각각 경복호와 승용차편으로 도라산역을 출발해 서울로 향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재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