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20일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한미 양국관계와 대북정책 전반을 폭넓게 논의했다. 김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 ▲한미 동맹관계를 확대강화하고 ▲대(對) 테러전쟁에 긴밀히 공조하며 ▲북한 대량살상무기(WMD) 및 재래식 무기는 대화를 통해 조속히 해결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두 정상은 이를 위해 북한과 언제, 어디서든 아무런 조건없이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을 정리하고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북한측이 조속한 시일내에 대화에 호응할 것을 촉구했다. 회견에서 김 대통령은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와 미사일문제가 대화를 통해 조속히 해결되는 것이 긴요하다는데 부시 대통령과 인식을 같이했으며 이를 위해 한미간에 공동노력을 기울여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대통령은 "우리가 같이 대화로써 모든 것을 풀어나가자고 진지한 제안을 한 만큼 북한이 하루속히 대화에 응해 남북간, 미북간 대화가 열리기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부시 대통령은 "미국은 북한을 침공할(invading) 의도가 없고 한국도 북한을 공격할 의사가 전혀 없다"면서 "우리는 비무장지대 건너편에 우리에 대한 위협세력이 있기 때문에 이를 방어하는 자세에 있을 뿐"이라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또 "한국정부의 대북 햇볕정책을 지지하며 북한 당국과 직접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전제, "북한과의 대화가 조속히 재개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북한이 아직 햇볕정책을 수용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 실망했으며,이산가족 상봉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면서 "북한 정권은 투명하지 않고 주민들의 굶주림을 방치하고 있으며 대량살상무기를 계속 만들고 있다"고 북한정권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표출했다. 그는 "북한이 미국의 대화제안을 수용하고 전세계를 상대로 북한 주민들에게 애정을 갖고 있다고 표현하기 전에는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에 대한 의견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시 대통령은 김 대통령과 함께 경의선 도라산역을 방문한 자리에서 경의선 철로를 지칭, "김 대통령은 통일을 향한 길을 보여주었다"면서 "북한도 당연히이 길을 완성시켜야 마땅하다"며 경의선 연결을 북한측에 촉구했다. 부시 대통령은 "나의 비전은 명확하다"면서 "철조망과 공포속에 분단된 한반도가 아니라 협력과 통상교역을 통해 언젠가는 통일될 한반도를 전망하고 있다"고 한반도의 통일을 기원했다. 그는 "우리는 북한과 대화할 준비가 되어있다"면서 "대화를 통해 더 나은 미래,희망은 더 커지고 위협은 더욱 적어지는 그러한 미래를 향해 나아갈 단계를 논의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그 어떤 국가도 주민들에게 감옥이 되어서는 안될 것"이라며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정권들이 가장 위험한 무기로 우리를 위협하는 것을 결코 허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lrw@yna.co.kr (서울.파주=연합뉴스) 이래운 안수훈기자 a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