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20일 정상회담과 공동기자회견,경의선 복구현장 방문 등을 통해 대북정책 등 공동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 했다. .한미 양국 정상은 이날 오전 9시 청와대 본관뜰에서 열린 환영식을 시작으로 식사를 겸한 만찬회담까지 세차례의 정상회담과 네차례의 "만남"을 통해서 양국 현안을 협의하고 우의를 다졌다. 부시 대통령은 김 대통령과의 회담이 끝난뒤 수행한 참모들에게 "이번 정상회담은 솔직하고 훌륭한 회담이었다"고 평가하고 "한반도에 대해서 더많은 이해를 가질 수 있는 기회였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도 "우리는 서로에게서 많이 배우고 또 상대를 이해하게 됐다"면서 "이렇게 해서 서로 격의없이 의견교환을 할 수 있었던 것을 만족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을 마친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북한정권에 대한 나의 강한 발언에 관심을 갖고 있는데."라고 운을 뗀 후 "악의 축" 발언의 배경을 소상히 설명,눈길을 끌었다. 부시 대통령은 북한과의 대화의지를 분명히 하면서도 "김정일 위원장이 북한 주민들을 자유롭게 하기 전에는 그에 대한 의견을 바꿀 생각이 없다"고 확고부동한 대북관을 밝혔다. 이날 회견장에는 내외신 기자 80여명이 참석했으며 미 CNN등이 전세계에 생중계했다. .두 정상의 도라산역 방문은 한미 양국군의 철통같은 경호 속에 이뤄졌다. 합동경호팀은 경비견까지 동원,참석자들의 물품을 철저히 검색했으며 취재진의 기사작성용 노트북 컴퓨터의 사용도 막는 등 철저한 모습을 보였다. .김 대통령은 이날 오후 새로 제작된 전용열차 "경복호"를 타고 서울역을 출발,도라산역에 도착했다. 부시 미국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이어 전방 미군부대를 시찰,장병들과 오찬을 함께한 후 도라산역으로 이동,먼저 도착한 김 대통령과 합류했다. 두 정상은 별도의 승용차 편으로 역사에서 약 3백m 떨어진 브리핑 장소로 이동,경의선공사 종합상황실장인 이명훈 대령으로부터 공사진척상황 등에 대해 브리핑을 받았다. 브리핑 장소는 경의선 철도 및 국도 1번도로의 종단점과 군사분계선의 남방한계선이 이루는 삼각지대의 정중앙에 위치해 있다. 부시 대통령은 브리핑이 끝난 후 김 대통령과 함께 도라산역사로 돌아와 경의선 복원에 사용될 콘크리트 침목에 서명했다. .이날 행사장에는 실향민과 주한 외교사절,남북경협 관계자,철도 및 도로공사 담당자,한국군 및 미군 관계자 등 4백여명이 대거 참석했다. 특히 지난 1950년 경의선의 마지막 기관사인 한준기씨가 부시 대통령에게 소개돼 눈길을 끌었다. 한씨는 50년 12월31일 황해도 함포에서 화차를 끌고 개성을 거쳐 남쪽으로 내려오다 장단역까지 왔으나 문산역이 열차로 가득 차 들어가지 못했다. 이때 미군이 기관차에 사격을 해 파괴시키는 바람에 경의선 운전은 마지막이 된 것. 한씨는 "작년 9월 경의선 연결공사 때 시범운행을 할 때는 곧 연결이 되리라는 기대를 했으나 안 되고 있어 안타깝다"면서 "하루 빨리 그런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영근.홍영식 기자 yg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