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한국에서는 '반미(反美)-친중(親中)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19일 보도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으로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이 심각한 위기를 맞이하면서 한국내에서 반미 목소리가 커지고 중국에 대한 우호적인 감정이 점증하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이 신문은 부시 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을 계기로 미국이 한국을 공산주의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내 반미주의자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국내 친미주의자들은 한국과 중국이 급격히 가까워질 경우 민주주의 발전이 저해되고 한국이 중국의 예속국가로 전락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한국내 친중경향과 관련, "한국과 중국이 1992년 수교를 통해 40여년간의 적대관계를 청산한 후 양국 교역이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다"며 한국인은 지정학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중국을 미국보다 가깝게 여기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중국의 저가 수출품이 한국의 수출경쟁력을 잠식하고 있지만 한국은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으로 중국시장이 가져다 줄 기회가 더 큰 것으로 보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한국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 약화가 동북아지역에 힘의 공백을 초래, 중국과 일본의 군비경쟁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한국과 중국이 가까워짐으로써 중국은 북한에 변화를 요구하게 되고 이를 통해 한반도 평화정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