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문제와 한미공조 및 임시국회 대책 등을 논의하기 위해 16일 열린 고위당정정책조정회의는 후반에 '세풍'사건에 연루된 이석희(李碩熙) 전 국세청 차장이 체포됐다는 사실이 긴급보고돼 주목을 끌었다. 이날 오전 9시40분께 회의 도중 잠시 회의장 밖으로 나갔던 송정호(宋正鎬) 법무장관은 메모지를 건네받고 다시 입장, 미국으로 도피해 있던 이씨가 미 사법당국에 체포됐다고 보고했다. 송 장관은 "한국시간으로 오늘 새벽 이씨가 미국 미시간에서 체포됐다"며 "서울지검이 영장을 발부해 미 법무부에 송부, 미국 법적절차를 밟아 신병을 인도받을 것"이라고 설명하고 이씨의 신병을 인도받는 데 소요되는 기간과 혐의내용에 대한 보고를 곁들였다. 이에 대해 이한동(李漢東) 총리와 한광옥(韓光玉) 대표 등 참석자들은 특별한언급을 하지 않았으나 회의장에 일순 긴장감이 감돌았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이에 앞서 함승희(咸承熙) 제1정조위원장은 "게이트와 관련돼 외국으로 도피중인 피의자들에 대해 여권을 무효화시켜서라도 국내로 데려와야 한다"며 외국도피 범죄자들에 대한 법무부의 철저한 송환대책을 촉구했다. 박종우(朴宗雨) 정책위의장은 "이석희씨 문제에 대한 정부측 대책을 물으려던 순간 송 장관이 `특보'라면서 체포사실을 발표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전승현기자 shch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