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의 60회 생일 행사는 15일 중앙보고대회를 거쳐 16일 절정에 달할 전망이다. 올 생일 행사는 그 규모 면에서 최대일 뿐 아니라 김일성(金日成) 주석 90회 생일(4.15) 행사와 대집단체조인 `아리랑' 공연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그 의미가 과거와는 사뭇 다르다. 지난달 28일 북한 공무원들의 체육대회인 `2.16경축 백두산상 중앙기관 일꾼 체육대회'를 시작으로 량강도 김정숙군 청년들의 '혁명전적지 답사'(2. 3)로 이어지고있는 이번 행사는 예년에 없던 평양미술축전과 백두산 밀영 고향집에서의 `21세기의태양맞이 모임'이 추가되는 등 과거 어느 때보다 성대히 치러지고 있다. 지난 6일 문화재급 예술가들이 참여하는 `국가미술전람회'로 막이 오른 평양미술축전은 산업미술전람회, 조선민족옷전시회, 콤퓨터미술경연 등 7개 부문으로 나뉘어 약 두 달간 계속된다. 해마다 백두산에서 벌어지는 `축하불꽃놀이'(2. 14)도 올해의 경우 무려 2천160발의 축포를 쏠 만큼 규모가 커졌고 6회째를 맞는 '김정일화 전시회'를 위해 전국의온실에서 대대적인 꽃 재배 운동이 벌어졌다. 전력이 부족한 가운데서도 화려한 조명이 평양의 밤거리를 밝히고 있고 시가지주요 지점마다 김정일화 등 각종 꽃으로 단장돼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최근 미국과의 관계가 매끄럽지 못한 가운데서도 북한이 올해 김 위원장 생일행사를 이처럼 전례 없는 규모로 치르는 것은 60회 생일로 `꺾어지는 해'라는 의미와 함께 지난해 대내외 정세 변화에 대한 자신감을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이 올해 새해 공동사설 제목을 `위대한 수령님 탄생 90돌을 맞는 올해를 강성대국 건설의 새로운 비약의 해로 빛내이자'로 정한 것은 김 주석 90회 생일이자김 위원장 60회 생일인 올해를 각별하게 여기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북한은 또 지난해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7월26일- 8월18일)과 북ㆍ러 모스크바 선언(8.4),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9.3∼5), 유럽 각국과의 관계개선 등을 김 위원장의 '세기적 업적'으로, 새 경제슬로건 `라남의 봉화'를 `새 세기 비약'의 상징으로 연일 자랑하고 있다. 한편 이번 행사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중앙보고대회가 15일 오후 평양시내 4.25문화회관에서 열렸다. 대회에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기념 보고를 통해 "전군 전민이 사상의지적으로 단합되고 모든 것을 자기의 결심대로 해 나가는 사회주의 강성대국을건설하여 민족의 존엄을 높이 떨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조명록 군총정치국장은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와 조선로노당중앙군사위원회,국방위원회,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내각의 `공동축하문'에서 "인민군 장병들은사회주의조국을 금성철벽으로 지키며 이땅에서 전쟁의 근원을 송두리째 드러내고 조국통일의 역사적 위업을 반드시 성취하겠다"고 말했다. 대회에는 김 상임위원장, 홍성남 내각 총리 등 북한 최고 지도부와 허종만 재일조선인총연합회 책임부의장, 북한 주재 각국 외교부 대표, 국제기구대표등이 대거참석했다. (서울=연합뉴스) 강진욱기자 kj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