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북한에 대한 '악의축' 언급 이후 경색된 한반도 긴장국면을 해소하고 대화재개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남.북.미 3자간의 연쇄접촉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와 관련, 정부는 오는 19일로 예정된 부시 대통령의 취임 후 첫 방한을 계기로 북미대화가 어떤 형태로든 재개되어야 한다는 판단아래 대화의 물꼬를 트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대북특사 파견 등을 협의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13일 알려졌다. 정부는 설 연휴기간인 10일 임성준(任晟準)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안보보좌관과, 12일 최성홍(崔成泓) 외교장관이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과 각각 전화통화를 갖고 한미 정상회담 의제 및 북미대화 재개방안 등을 집중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미국측은 지난해 6월 대북대화 재개 제의 이후 북한측의 반응이 없는 상태에서 추가적인 조치를 취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북미 양측은 빠르면 13일 뉴욕에서 에드워드 동 국무부 한국과장과이 근 유엔주재 차석대사가 부시 대통령의 국정연설 이후 첫 접촉을 가질 예정이어서 결과가 주목된다. 정부 당국자는 13일 "부시 대통령의 방한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 여러가지방안을 놓고 한미간의 조율이 진행중"이라면서 "시간을 갖고 두고봐야 할 것"이라고말했다. 그러나 이 당국자는 "북미대화 재개를 위해 새로운 것을 찾기가 쉽지 않다"면서"우리 정부는 부시 대통령 발언이 한반도 정세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대화국면이지속될 수 있는 합의를 끌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월 장관은 최 장관과의 전화통화에서 "부시 대통령의 방한 성공을 위해 양국이 긴밀히 협의하자"고 말했고, 라이스 보좌관도 임 수석과의 협의에서 월드컵을 앞둔 한반도의 정세안정이 중요하다는 점에 동의했다고 정부 당국자는 전했다. 한편 파월 장관은 12일 상원 예산위원회 증언을 통해 부시 대통령이 `악의 축'으로 규정한 3개국 가운데 북한과 이란이 이라크와는 `다소 다른 범주'에 속한다면서 "우리는 북한과 대화를 원한다"고 대북전쟁론을 배제했다. 그는 부시 대통령이 내주 한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미국의 무조건적인 대북대화방침을 거듭 밝혀 북한측에 대한 미국의 대화제의를 재확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시 대통령은 이에 앞서 11일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한 정치자금 모금행사에서 이라크, 이란, 북한 등 `악의 축'으로 규정한 3개국을 다루는데 "아무 것도배제하지 않았다"고 강경대응 입장을 거듭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황재훈기자 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