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12일 상원 증언을 통해 "북한과 전쟁에 돌입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파월 국무장관은 이날 상원 예산위원회에 출석, 증언을 통해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악의 축"으로 규정한 3개국 가운데 북한과 이란은 이라크와 "다소 다른 범주"에 속한다고 구별, "우리는 북한과 대화를 원한다"고 강조함으로써 워싱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한반도 전쟁가능성을 일단 배제했다. 파월 장관은 부시 대통령이 다음주 한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미국의 무조건적인 대북 대화 방침을 거듭 밝혀 북한측에 대한 미국의 대화 제의를 재확인할 것이라고말했다. 그는 미국이 대북대화를 기대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북한체제의 본질"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고 전제, 북한체제는 북한주민들의 권익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고 무기를 개발, 다른 나라에 이를 판매하는 체제로 부시 대통령은 바로 그같은 "북한체제의 본질"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 장관은 북한과 이란을 이라크와 차별화하면서도 이들 3개국은 대량살상무기를 개발수출하는 등 대량파괴무기 위협국이라는 점에서는 "유사한" 범주에 속하는 나라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부시 대통령이 한국측에 밝힌 것처럼 북한에 대해서도 " 언제, 어느 곳에서든, 전제조건없이 북한과 대화할 용의가 있다는 사실을 동시에 밝혔다"며 부시 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북한이 대화에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파월 장관의 이날 상원 증언은 부시 대통령의 대북 대화 제의가 김대중대통령의 대북포용정책을 의식한 제스처의 성격이 강하다는 점을 감안해도 그의 '악의 축' 발언 이후 일고 있는 한반도 냉기류와 관련, 전쟁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북미대화의 물꼬를 트는데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 파월 장관은 "부시 대통령은 한미동맹관계가 그 어느 때보다도 굳건하다는 점을 내외에 과시하기 위해 한국 방문을 고대하고 있다"며 "이번 방한을 통해 북한문제에관해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부시 대통령은 북한문제와 관련, 북한주민들이 언젠가 한국 국민이 누리고 있는 삶의 형태를 함께 향유하기를 희망하고 있으며 이번 방한을 통해 그같은 문제를 얘기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월 장관은 "부시 대통령은 남북한이 과거 오랜 역사속에서 한 민족으로 지냈던 것처럼 다시 한 민족이 되는 방법을 찾기를 희망하고 있다"며 "부시 대통령은 북한이 고립에서 개방으로 나올 수 있도록 (포용)정책을 쓰고 있는 한국에 대한 지지를 보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과 이란을 이라크와 다시 차별화한 뒤 "북한에 대해서는 대화를 제의해왔다"며 ▲지난 94년 제네바 합의의 기본틀 준수 ▲대북 식량 및 연료 제공 ▲3만7천명의 주한미군 등을 거론하며 그같은 미국의 한반도 정책에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파월 장관은 그러나 부시 대통령은 북한체제의 진정한 본질과 북한체제의 위협등에 대한 우려를 결코 잊어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내외에 다시 한번 천명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성수 특파원 ssk@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