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철(梁性喆) 주미 대사가 조지 W. 부시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미국과의 막후 협상을 벌이기 위해 당초 예정보다 앞당겨 7일 워싱턴에 귀임한다. 양 대사는 6-8일까지 서울에서 열리고 있는 공관장회의에 참석한 후 주말께 귀임할 예정이었으나 부시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국정 연설을 통해 북한을 이란, 이라크와 함께 '악의 축'으로 규정하고 이후에도 대북 강성 발언을 거듭하면서 한미 관계가 급속도로 악화되자 미국과의 대북 공조를 조율하기 위해 귀임 일정을 앞당긴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의 외교소식통들은 양 대사가 귀임하는대로 백악관과 접촉을 갖고 부시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한국 국민의 정서와 한국 정부의 입장을 전달하고 북미 대화를 재개하기 위한 미국의 실질적인 제스처를 주문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정통한 소식통은 "양 대사가 서울에서 이미 내부 조율을 마친 것으로 안다"고 말하고 "부시 대통령의 국정 연설로 불거진 돌출 상황을 전향적으로 해소하고 양국간의 원만한 대북 공조를 다지기 위해 강력한 막후 절충을 시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양 대사는 특히 2002 한일 월드컵을 눈앞에 둔 시점에 한반도에 긴장 분위기가 조성되는 것은 매우 바람직스럽지 못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한반도 안정을 위한 미국측의 성의 있는 조치를 촉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양 대사는 미국측과의 막후 절충이 끝나는대로 오는 16일 동북아 3국 순방 길에 오르는 부시 대통령의 출국에 즈음해 다시 서울로 갈 예정이다. (워싱턴=연합뉴스) 이도선 특파원 yd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