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가 6일 낮 시내 한호텔에서 열린 이기택(李基澤.KT) 전 민주당 총재의 장남 결혼식에 참석, 두 사람간 `관계복원'에 한발짝 다가서게 됐다. 이 총재는 이날 결혼식 시작 15분전인 낮 12시45분께 호텔에 도착, 식장 앞에서 하객들의 인사를 받고 있던 KT에게 "축하합니다"라고 악수를 건넸고 KT는 "바쁘실텐데...오랜만입니다"라고 답례했다. 이어 이 총재가 자리를 뜨지 않고 식장 입구에서 약 5분가량 머물자, 식장에 들어서는 KT와 잠시 대화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됐으나 이 총재는 개인일정이 있고 KT는 밀려드는 하객들의 인사를 받느라 불발에 그쳤다. 이 총재가 `화합과 화해'를 새해 화두로 내걸고 정계 원로를 비롯, 각계 인사를 포용하며 보폭을 넓히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이날 만남은 두 사람간 `앙금 씻어내기'의 단초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또 KT가 고(故) 손태인(孫泰仁) 의원에게 넘겨준 부산 해운대.기장갑을 다시 떠맡게 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도는 상황에서 이 총재의 `축하방문'을 계기로 구원을 씻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두 사람은 지난 4.13 총선 당시 `공천 쿠데타'로 KT가 한나라당에서 `팽(烹)'당한 뒤 손태인 전 의원의 병상과 영결식장에서 잠시 조우한 바 있다. 이 총재의 한 측근은 "결혼식을 축하하기 위한 자리이며 그 이상, 그 이하의 의미도 없다"며 "하지만 매듭을 풀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포용의 의미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날 결혼식에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화환을 보냈으며, 민주당 한광옥(韓光玉) 대표, 김근태(金槿泰) 박상천(朴相千) 상임고문, 한나라당 최병렬(崔秉烈) 하순봉(河舜鳳) 양정규(梁正圭) 부총재, 김덕룡(金德龍) 의원 등 여야 의원들이 대거 참석하는 등 2천여명의 하객들이 몰렸다. (서울=연합뉴스) 김범현기자 kbeom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