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으로 미북관계가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부시 대통령이 오는 20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대북문제와 관련해 어떤 입장을 표명하게 될 지 주목된다. 일단 부시 대통령은 김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및 미사일 수출문제를 적극 거론하면서, 대북 포용정책, 북한과의 대화 문제 등에 대해서도포괄적인 입장을 밝힐 것으로 관측된다. 청와대와 외교부 당국자들은 부시 대통령이 이번 방한시 북한을 극단적으로 몰아붙이는 언급은 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성준(任晟準)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5일 "미국측은 부시 대통령이 한국 국민과 북한에 대해 좋은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고 낙관론에 무게를 실었다. 우선 부시 대통령은 우리의 대북 포용정책에 대한 지지, 북한과의 대화의지를재확인하게 될 것이라는게 우리 정부의 시각이다. 임 수석은 "지난해 6월의 대북성명 보다 진전된 입장표명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으며, 또다른 정부 관계자도 6일 "우리의 대북 포용정책에 대한 변함없는지지와 함께 북한과의 대화의지를 거듭 표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은 이러한 원칙론과 함께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및 미사일 수출 문제에 대해선 북한에 대해 이들 무기의 수출중단 요구 등 단호하면서도 분명한언급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관측은 한반도 주변 정세를 감안할 때 북한에 대한 직접적인 군사행동은어려운 만큼 북한의 잠재적 위협을 제거하겠다는게 부시 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의기본배경이라는 분석에 기초하고 있다. 특히 부시 대통령은 대량살상무기 문제에 관한 한 한국 정부가 적극적인 입장표명을 하도록 주문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물론 부시 대통령은 북한이 미북대화에 나서 미사일 문제 등 현안을 논의하게되면 경제적 지원 등 반사이익을 챙길 수 있다는 점도 빼놓지 않고 언급할 것으로관측된다. `채찍'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당근' 카드도 함께 제시함으로써 북한의 변화를강요하는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부시 대통령은 방한시 제3의 장소에서의 연설 등을 통해 북한에 대해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던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서울=연합뉴스) 정재용기자 jj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