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오는 20일로 예정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간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북미 및 남북 대화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다각적인 대책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북한이 미사일문제 등에 대한 대화에 응할 경우 국제금융기관의 개발자금지원 등 경제적 혜택을 제공하고 현재 뉴욕의 실무급에서 진행되고 있는 북미대화채널을 단계적으로 격상시키는 방안도 미국측과 긴밀히 협의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6일 오후 정세현(丁世鉉) 통일장관 주재로 최성홍(崔成泓) 외교, 김동신(金東信) 국방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를 열고 북미대화 재개 및 한미간 대북시각차 조율방안을 집중 협의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부시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미북 및 남북간 대화가병행 발전될 수 있도록 다각적인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미북간 대화가 시작될경우 대화채널이 격상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정부 고위당국자도 "미국의 최근 잇단 대북압박의 `키워드'는 대화를 하자는 것이지 리스트 국가를 응징하는 것은 아니라고 봐야 한다"면서 "중국, 러시아를 통한 대북 설득작업에 더욱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정부는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60회 생일을 맞아 오는 12일 방북할 예정인 콘스탄틴 풀리코프스키 러시아 극동지구 대통령 전권대표를 통해 북미, 남북대화 참여를 종용하는 메시지를 북한측에 보낼 방침이다. 이에앞서 최성홍(崔成泓) 외교통상장관은 이날 오전 정부중앙청사에서 열린 재외공관장회의 개회식에 참석, "오는 19-21일 예정된 부시 미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북한과의 대화를 위한 진전된 분위기가 조성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최 장관은 "부시 대통령의 최근 연두교서 발표 이후 한미간 대북정책 공조에 대해 염려하는 견해도 있으나 한반도 평화.안정을 위해서는 대화가 최선의 방법이라는데에는 조금의 이론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동북아에서는 북한과의 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미.일 등 관련국과 협의가 이뤄지고 있다"며 특히 "미국과는 한미 동맹관계를 유지하는 가운데 남북관계와 북미관계가 상호보완적으로 병행발전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최 장관은 또 "9.11 테러이후 대량살상무기 및 미사일의 확산방지와 국제테러리즘 등에 대처하기 위한 국제적 노력도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변화하는외교환경에 적극적이고, 주도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5일 상원 외교위원회에 출석, "이제 공은 북한쪽에 있다"면서 "우리와 한국 모두 북한이 테이블로 다시 나오기를 결정하면 언제든 대화를재개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대화노력 재개를 시사했다. 그는 또 북한 등 3개국을 '악의 축'으로 규정한 것은 타당하지만 이것이 어느 한 국가를 침공하기 위한 서곡은 아니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황재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