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한 조지 W. 부시미국 대통령의 발언은 이미 교착 상태에 빠져 있는 북미 대화를 더 어렵게 만들었을뿐 아니라 미국의 강력한 우방인 한국의 대내외 정책을 또다시 훼손했다고 데이비드스타인버그 조지 타운대학 아시아연구소장 1일 말했다. 워싱턴의 저명한 한반도 전문가인 스타인버그 소장은 우호적인 대화 분위기를 위해 클린턴 행정부가 `우려국가'로 대체한 `불량국가'라는 용어를 다시 쓰기 시작한 부시 행정부가 이번에는 `악의 축'이라는 말을 추가했다고 지적하고 "이들 용어는 대화에 대한 진지한 관심과는 거리가 먼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국정 연설에서 북한을 이라크, 이란과 함께 `악의축'으로 규정, 한국의 대북 화해.협력 정책에 찬물을 끼얹었다. 스타인버그 소장은 지난달 23일 워싱턴을 방문한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도 집권하면 대북 포용 정책을 일부 수정해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부시 대통령의 한 마디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나 이 총재의 정책을 모두 망가뜨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부시 대통령의 표현이 애국적이고 도덕적으로 들릴 지는 모르나 거의 폭력이나 다름 없는 자세를 드러낸 것이라며 부시 대통령의 발언을 맹공했다. 그는 자신의 이같은 견해를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에도 기고했다고 밝히고 한미 양국은 작년 3월 김 대통령의 방미 당시 드러난 대북 정책 공조상의 균열을 수습하고 긴밀한 한미 관계를 복원할 필요가 있으나 부시 대통령의 다음달 방한에서이러한 목표가 달성되기는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워싱턴=연합뉴스) 이도선 특파원 yd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