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개각 후 첫 국무회의에서 김대중 대통령은 개각의 배경을 이례적으로 자세하게 소개했다. 김 대통령은 우선 이한동 총리의 유임에 대해 "대과없이 전 부처를 잘 총괄해 왔다"고 설명했다. 김 대통령은 이어 "지난해 말부터 국정쇄신과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경제팀을 교체해야 한다는 각계의 건의가 있었다"면서 "그러나 국내 경기가 상승국면을 이어가기 위해 유임시켰다"고 밝혔다. 이근식 행정자치부 장관에 대해선 "성실성과 능력, 지역적인 안배를 고려했다"고 치켜세웠다. 김 대통령은 "이번이 마지막 개각이 되기를 바란다"면서 "그러나 자기의 소임을 다하지 않는 사람에겐(임무를) 계속 맡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통령은 또 배석한 신임 청와대 수석들을 국무위원들에게 일일이 소개했다. 신중식 국정홍보처장은 "개각 후 수석들을 국무위원들에게 ''인사''시키는 것은 극히 드문 현상"이라고 전하고, "이는 국무위원들과 청와대 보좌진들이 유기적으로 화합해 국정을 잘 이끌어 달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통령은 전 국무위원들이 깜짝 놀랄 정도로 의사봉을 힘차게 두들겨, 개각에 대한 자신감도 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개각에 대한 여론의 따가운 비판에도 불구, 김 대통령이 새 내각과 청와대를 중심으로 국정을 강력하게 운영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 김영근.홍영식 기자 yg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