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29일 오전 개각 발표를 당초 예정보다 30분이나 넘겨 시작하는 등 막판까지 인선을 놓고 진통을 계속했다. 특히 이날 오전까지 교체될 것으로 알려졌던 정통부장관과 청와대 민정수석은 발표직전 대상에서 제외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이상주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이날 청와대 비서진 개편내용을 발표하면서 박지원 정책특보를 ''정치특보''로 잘못 발표했다. 그는 곧바로 "타이프 과정에서 잘못친 것"이라고 정정한 뒤 박 특보의 직급을 ''장관급''이라고 밝혀 박 특보가 다른 수석들보다 ''중대한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임을 시사했다. ○…이날 개각발표가 다소 지연된데는 청와대 민정수석과 정통부장관의 교체여부가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김승규 법무부차관과 이상철 KT(옛 한국통신) 사장이 현직에 머물길 원해 후임자를 찾기 어려웠기 때문. 이에따라 대검차장으로 내정됐던 김학재 민정수석과 양승택 정통부장관은 유임으로 방향이 급선회됐다. 한편 법무부는 물론 정통부와 KT측도 아침 일찍부터 이임을 기정사실화하고 퇴임식과 취임인사 준비를 했다고. ○…자민련 출신인 신국환 산자부 전 장관이 재임명 된 것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산자부 장관에는 당초 장재식 장관의 유임이나 이희범 차관의 승진이 예상됐으나 이한동 총리의 적극적인 추천을 받은 신장관이 발탁됐다는 후문이다. ○…현역의원의 교체 원칙에도 불구하고 이한동 총리가 유임된 것과 관련, 청와대의 한 핵심인사는 "김 대통령은 총리 후임인사 물색이 난항을 겪자 다시 유임하는 과정을 몇차례 반복했다"며 "3∼4명의 명망가를 놓고 이 총리와 비교했으나 지역,경륜, 리더십 등에서 이 총리를 압도하는 카드가 별로 없었다"고 유임 배경을 설명했다. ○…이상주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한승수 외교통상부 장관의 거취에 대해 ''한시적 유임''을 시사하는 듯한 발언으로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전 실장은 이날 개각내용을 발표한 뒤 기자들로부터 정치인 복귀 원칙과는 달리 한 장관이 유임된 이유에 대한 질문을 받고 "해외에서 외교활동 중이기 때문에 그 문제는 이후에 고려하기로 했다"고 답했다. 이에 따라 외교부 주변에선 한 장관이 한미 정상회담 준비 등 방미 일정을 마치고 내달 2일 귀국하는 대로 경질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김영근.강현철 기자 yg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