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29일 오전 개각 내용을 발표하면서 당초 예정됐던 발표시간을 30분이나 넘겨 시작하는 등 막판까지 인선을 놓고 진통이 계속됐다. 특히 이날 오전까지 교체될 것으로 알려졌던 정통부장관과 청와대 민정수석은 발표직전 대상에서 제외되는 헤프닝도 벌어졌다. .이상주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이날 청와대 비서진 개편내용을 발표하면서 박지원 정책특보를 "정치특보"로 잘못 발표했다. 그는 곧바로 "타이프 과정에서 잘못친 것"이라고 정정한 뒤 박 특보의 직급을 "장관급"이라고 밝혀 박 특보가 다른 수석들보다 "중대한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임을 시사했다. .신임 정통부 장관으로 내정됐던 이상철 KT(옛 한국통신)사장은 발표 직전까지 장관직을 고사,결국 이날 개각 발표가 30분 가량 늦어지는데 일조를 했다. 공식 발표시간인 10시가 다 돼 청와대에서 흘러나온 명단엔 신임 정통부 장관에 이 사장이 기재돼 있었다. 정통부와 KT측도 아침 일찍부터 양승택 장관 사임과 이 사장 취임을 기정사실화해 퇴임식과 취임인사 준비를 했다. 그러나 분당 본사로 출근한 이 사장은 공식 발표직전 청와대로부터 두번의 전화를 받았지만 고사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마지막 전화는 발표 10분전이었다는 후문..자민련 출신인 신국환 산자부 전 장관이 재임명 된 것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산자부 장관에는 당초 장재식 장관의 유임이나 이희범 차관의 승진이 예상됐으나 이한동 총리의 적극적인 추천을 받은 신장관이 발탁됐다는 후문이다. .현역의원의 교체 원칙에도 불구하고 이한동 총리가 유임된 것과 관련,청와대의 한 핵심인사는 "김 대통령은 총리 후임인사 물색이 난항을 겪자 다시 유임하는 과정을 몇차례 반복했다"며 "3~4명의 명망가를 놓고 이 총리와 비교했으나 지역,경륜,리더십 등에서 이 총리를 압도하는 카드가 별로 없었다"고 유임 배경을 설명했다. 김영근.강현철 기자 yg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