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육 부실의 주범인 학벌주의가 마지막 화두에 떠오른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29일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직에서 366일만에 물러난 한완상(韓完相)전 부총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경질의 직접적인 이유가 된 학벌주의 타파 논쟁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한 전부총리는 지난 22일 국무회의 석상에서 자신의 즉석 보고에서 비롯된 학벌주의 타파 논쟁에 대해 "1년내내 학벌주의 타파를 얘기했는데 마지막에 다소 정확치못한 보도가 있었다"며 "국무회의에서 이견을 제시한 국무위원은 없었으며 ''격론''을 벌였다는 보도는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당시 학벌주의 타파에 대해 반대의견을 개진한 진념 경제부총리가 유임된 것과 관련해서는 "내가 영광스럽게 자유를 얻었다고 생각한다"고 짧게 말했다. 그는 "둘째 아이가 초등학교때 같은 내용을 몇번씩 옮기라는 식의 숙제를 밤새워 하는 것을 봤다"면서 "''대학입학을 위해 이렇게 지독하게 하는구나''라고 생각하게 됐고 그 때부터 아버지로서 실존적 고민과 함께 학벌주의 타파의 필요성을 느꼈다"고 소개했다. 한 전부총리는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로 임용된 후 민주화운동에 투신, 75년 시국선언문 낭독으로 해직된 후 6차례 연행.감금, 두 차례 해직, 미국망명 생활을 거듭한 끝에 84년 서울대에 복직하고 93년 문민정부 시절 부총리겸 통일원장관을 거쳐이번 정부에서 교육부총리를 맡는 등 굴곡많았던 인생역정에 대한 소회도 피력했다. 그는 "서울대에서 쫓겨나고 망명생활 등을 해 온 내 삶이 아름다운 순례자의 과정이었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순례자와 같은 심정으로 새로운 순례의 길을 가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채희 기자 chaehee@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