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호(李起浩) 청와대 경제수석은 25일 보물 발굴사업과 관련,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처조카 이형택(李亨澤) 전 예금보험공사전무를 국정원에 연결시켜준 장본인으로 지목받자 해명자료를 내고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이 수석은 이날 밤 일부 언론에 자신의 보물발굴사업 개입의혹이 보도되자 해명자료를 내고 "지난 99년 12월초 이형택씨가 본인의 사무실로 찾아와 ''보물이 매장돼있다는 정보가 있는데 이를 알아볼 길이 없겠느냐''고 문의해왔다"고 이씨를 만난 사실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수석은 엄익준(嚴翼駿) 당시 국정원 제 2차장을 통해 보물 매장 정보에 대한 확인을 해줬다고 밝혔다. 이형택씨가 보물 발굴사업을 추진하면서 청와대 수석비서관에게 지원을 요청한사실이 입증됨에 따라 적지 않은 파문이 일 것으로 보인다. 이 수석은 그러나 실제로 보물이 있을 경우 국익에 도움이 될 지도 모른다는 차원에서 단순히 사실여부를 확인하는 도움만 줬을 뿐 시중에 나도는 `개입설''은 "구구한 억측"이라고 해명했다. 이 수석은 "본인은 국익 차원에서 도움이 될지 모른다고 생각했으나 `소문만으로는 믿을 수 없고 사실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는데 청와대가 정보의 사실 여부를확인하는 기관이 아니므로 정보를 다루는 국가정보원 같은데서 다룰 수 있을 것''이라고 (이씨에게) 말했다"고 해명했다. 그러자 이씨가 "그렇다면 국정원에 연락을 좀 해달라"면서 국정원을 통해 보물정보를 확인해 달라는 `간청''을 해왔다고 이 수석은 전했다. 이어 이 수석은 "본인은 엄익준 당시 국정원 제 2차장에게 보물 매장 정보에 대해 사실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지를 물어봤다"면서 "엄 차장은 `정보 확인차원에서한번 확인해 보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엄 차장으로부터 2000년 1월말(또는 2월초) `정보를 확인한 결과 사실이 아니어서 이형택씨에게 연락해 줬다''는 전화를 받았다"면서 "기타 다른 문제에대해선 아는 바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이 수석이 이씨의 부탁을 받고 엄익준 당시 국정원 제 2차장을 통해 보물 정보에 대한 사실여부를 확인해준 사실을 스스로 시인하자 이날 오전까지 "예단하지 말라"고 하던 청와대 관계자들은 당혹스러워 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이 수석이 이씨를 만난 사실을 시인함에 따라 이번 사건의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오홍근(吳弘根) 청와대 대변인은 오전 브리핑에서 `청와대 고위인사연루설''에 대해 "이씨의 일은 지금 특검이 조사중이며 조사를 통해 있는 그대로 진실을 밝혀내고 잘못이 있다면 법대로 처리될 것"이라면서 "예단은 하지 말자"고 말했었다. (서울=연합뉴스) 정재용기자 jj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