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방문중인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가 딕 체니 부통령, 콜린 파월 국무장관 등 최고위층 인사와의 면담이 성사되자 방미 수행단이 상당히 고무된 표정이다. 당초 지난 22일 한국을 떠나올 때만 해도 이들 인사에 대한 면담성사 여부가 최종 결정되지 않아 대외적으로 발표하지 못했으나 이 총재가 워싱턴에 도착한 이후전격 성사됐기 때문이다.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23일(현지시간) "이런 회동이 긍정적으로 검토됐으나 구체적 일정이 확정되지 않아 발표를 못해 온 것"이라면서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이 총재의 측근들도 "미국 부통령이 우리나라 야당 총재를 만난 것은 처음인 것으로 안다"며 "야당의 유력한 대선후보라는 점이 이례적으로 이런 면담을 성사시킨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면담 성사에는 당내 미국통인 정재문(鄭在文) 국제위원장의 역할이 적지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 진(朴 振) 특보와 함께 지난 17일 선발대로 워싱턴을 찾은 정 위원장은 정.관계 인맥을 총동원해 면담주선에 나섰다고 한다. 남경필 대변인은 "미 공화당 행정부와 의회가 한국 제1당 총재의 대북정책과 대외경제정책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같다"면서 "이런 이유때문에 행정부 고위층인사들의 면담이 순조롭게 진행됐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파월 국무는 도쿄에서 열린 `아프가니스탄 복구지원을 위한 외무장관 회의''에 참석했다가 어제(22일) 돌아와서 면담이 다소 유동적이었다"며 이 총재가 체니 부통령이나 파월 국무와 만나 남북문제, 무역정책, 부시 대통령 방한 등 현안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전했다. 이 총재의 측근 의원은 "남북문제의 경우 포용정책의 당위성을 역설할 것이며무역문제의 경우 미국측의 무역자유화 확대요구에 대해 원칙적으로는 동의하되 개방의 속도나 범위에 대해서는 미국과 견해차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총재는 이날 낮 헤리티지 재단과 미국기업연구소(AEI) 공동주최 오찬연설 문답에서 "한나라당이 정권을 잡아도 포용정책은 계속될 것이며 북한과 대화를통한 한반도 안정노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해 160여명의 참석자들로부터 여러차례박수를 받았다. (워싱턴=연합뉴스) 최이락기자 choina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