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권노갑(權魯甲) 전 최고위원이 25일 귀국하는 것을 계기로 권 전 위원을 비롯한 동교동계의 역할론이 부상하자 각 대선주자진영은 동교동계의 행보를 주시하며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그동안 동교동계를 비판해온 주자들은 ''불공정 경선'' 등을 거론하며 ''현명한 처신''을 주문하는 등 동교동계의 역할 가능성에 대한 사전차단을 시도하고 나선데 비해 동교동계 지원설이 있는 일부 주자측은 원론적 언급만 되풀이 하고 있다. 동교동계 해체를 주장했던 김근태(金槿泰) 상임고문은 21일 MBC TV토론에서 "동교동계는 아직도 상당한 영향력이 있는 만큼 집단적으로 움직이면 불공정 경선의 우려가 있으므로 현명한 처신을 기대한다"고 다시 경고음을 발했다. 그는 특히 "김대중(金大中) 대통령도 총재직을 사퇴하면서 인적쇄신을 강조했다"면서 "특정계보의 전횡과 독점체제는 안된다. (동교동계의 경선 개입은) 김 대통령의 뜻에도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권 전 위원 2선 퇴진론의 불을 붙였던 정동영(鄭東泳) 상임고문도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동교동계의 역할론에 대해 "역할이 있을 수 있으나 모든 정치인은 자기책임하에 정치하고 판단은 국민과 당원이 내리는 것"이라고 말해 김근태 고문보다는순화된 어조이지만 역시 비판적 입장을 밝혔다. 노무현(盧武鉉) 상임고문은 최근 KBS1 TV 뉴스프로그램에 출연, ''동교동계가 이인제(李仁濟) 상임고문을 밀고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아직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동교동이 어느 후보를 밀든, 밀지 않든 그분들의 권리이나 당과 나라를 위해 책임있는 선택을 해야 하고 그렇게 할 것으로 믿고 있다"고 우회적으로 불만을 표시했다. 반면 이인제(李仁濟) 상임고문은 20일 경선 출마 기자회견에서 권 전 위원과의관계에 관한 질문에 "권 전 위원은 김 대통령과 함께 평생을 민주주의와 정권교체를위해 헌신해온 분"이라면서 "당에는 어떤 계보나 파벌이 없으며 모두 소중한 동지이고 선배들이라는 차원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기자 kh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