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와 시도지사 후보들 사이에 ''최고경영자(CEO)형 지도자'' 표방 바람이 불고 있다. 이는 최근 정치권 안팎의 `제왕적 대통령''이나 `제왕적 총재''로 상징되는 1인보스체제의 타파와 집단지도체제 구축 요구, 지배형 지도자 대신 조정.협력형 지도자요구에 경제문제가 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부상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시도지사 후보 가운데는 실제 기업 최고 임원진을 지낸 인사들이 자신들의 기업 경력을 CEO형 지도자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데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민주당에선 인천시장 선거에 나설 박상은(朴商銀) 전 대한제당 부회장과 전북지사 출마를 고려중인 정세균(丁世均) 의원(전 쌍용그룹 미국법인장), 전남지사 출마예정인 박태영(朴泰榮) 전 산업자원부장관(전 대한교육보험 부사장)이 있다. 박상은씨는 "지방자치단체는 정치가 아니라 경영의 차원이므로 세수 확대, 재정집행의 효율성 등에서 CEO 시장이 필요하다"고 밝혔고 박태영씨도 "세일즈 매니저와CEO의 개념을 합친 ''경제지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에선 서울시장에 도전예정인 이명박(李明博) 전 의원(전 현대건설회장)과 사조산업을 이끌고 있는 주진우(朱鎭旴) 의원이 대표적인 경우. 경남지사 3선 도전설과 대선 도전설이 함께 나오는 김혁규(金爀珪) 경남지사도미국에서 무역회사를 경영한 경험을 바탕으로 오래전부터 `주식회사 경남의 CEO''를자처해왔다. 대선주자 가운데는 직접 기업을 경영한 경험이 있는 주자는 없지만 이인제(李仁濟) 상임고문은 오래전부터 언론인터뷰 등에서 "이제는 대통령도 구체적으로 수치를제시하고 최선의 정책으로 국민과 함께 실천하고 평가해야 한다"며 `CEO 대통령''을주창하면서 특히 `일자리 창출 대통령''을 캐치프레이즈로 하고 있다. 정동영(鄭東泳) 상임고문도 "대통령은 권위주의적으로 군림하는 게 아니라 국민과 함께 하는 CEO형 리더십을 갖춰야 한다"면서 ''고객중심의 리더십''과 ''공정한 심판자''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대선주자중 유일한 경제학자 출신인 유종근(柳鍾根) 전북지사는 "대통령은 국민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 시스템에 의한 의사결정을 중시하는 경영자가 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추승호 민영규 기자 ch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