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의 17일기자회견에 대해 "새로운 것도 없고, 알맹이도 없다"며 평가절하했다. 이 총재가 회견에서 현 정부의 국정운영 방향과 비슷한 목표 들을 제시한 것은 다행이지만 각종 정책적 대안 제시가 미흡했을 뿐 아니라 비판을 위한 비판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지난 14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연두회견에 대해 한나라당이 "대통령의 인식과 진단, 처방이 현실과 동떨어진 느낌"이라고 비판한데 대한 앙갚음의 의미도 담겨 있다.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은 논평에서 "월드컵과 아시안게임의 성공적 개최, 지방선거와 대선의 공정한 실시, 경제살리기, 빈부격차 완화, 복지확립 등 그 어느 것도 국민의 정부가 지향하는 국정목표나 과제와 일치하지 않는 것이 없다"며 "이렇게 정부 여당과 야당의 목표가 공통된다는데 대해 크게 안도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나 이 대변인은 "회견에 이들 목표를 달성할 정책적 수단이 무엇인지, 정부여당의 정책과 어떻게 다른 대안을 갖고 있는지가 보이지 않는다"면서 "새롭지 않고 대안도 없다"고 비판했다. 장전형(張全亨) 부대변인도 "민감한 정치개혁 부분에 대해 구렁이 담 넘어가듯한 것과, 안기부 자금횡령, 국세청 동원 대선자금 불법모금 사건, 윤태식 사건에 소속의원이 연루된 점에 사과하지 않고 숙제로 남겨놓은 것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이 대변인도 부패혐의자 철저 조사 문제에 대해 "정부도 민주당도 한 치의 이견이 없다"고 말해 게이트 연루 야당의원들에 대한 수사를 우회적으로 촉구했다. 민주당 당직자들은 또 이 총재가 `경제살리기''를 위해 정쟁을 멈추고 초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언급한 부분에 대해서도 "과거에도 그런 얘기를 했지만 한번도 제대로 실행하지 않은 얘기 아니냐"며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서울=연합뉴스) 김현재기자 kn020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