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승남 검찰총장이 14일 오후 최경원 법무장관을 통해 김대중 대통령에게 사표를 제출했다. 신 총장은 15일 오전 한주빈 중국 검찰장과 회담한 뒤 퇴임식을 가질 예정이다. 이에따라 검찰은 상당기간 ''후폭풍''에 휩싸일 전망이다. 우선 후임 총장은 레임덕 상황에 빠져들고 있는 김 대통령의 통치력을 뒷받침해 이날 대통령이 연두회견에서 밝힌 ''성역 없는 비리척결''을 해내야 하는 아주 힘든 과업을 수행해야 한다. 또 올해가 양대 선거를 치르는 민감한 시기여서 불가피하게 여권의 파워 기상도와 맞물릴 수밖에 없다. 따라서 후임 총장은 정치적인 케이스이거나 ''해결사'' 스타일의 실무형 중에서 택일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지금 당장 검찰은 후임 총장 못지않게 검찰 내부로 번진 ''이용호 게이트'' 수사 파장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차정일 특별검사팀이 신 전 총장의 동생 승환씨가 이씨 계열사 사장으로 영입된 뒤 일부 검찰 간부들과 접촉했으며 전별금까지 준 사실을 확인한 이상 관련 검사들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검찰 자체도 전별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검찰 간부들을 대전 법조비리 사건 당시처럼 감찰조사키로 해 결과가 주목된다. 또 신 총장 사퇴를 계기로 검찰 고위간부에 대한 인사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검찰은 총장 인사와 맞물려 일선 지검장 자리까지 ''인사 태풍''에 휩싸일 가능성이 크다. ◇검찰을 향하고 있는 특검 수사=특검에 따르면 신승환씨가 작년 5월 이용호씨 소유 ''G&G구조조정'' 사장으로 영입된 직후 현직 검찰간부 7∼8명을 접촉한 정황이 밝혀졌다. 특별검사팀이 신씨로부터 임의 제출받은 신씨의 다이어리에는 작년 5월 이후 신씨가 검찰간부들과 만난 장소 시간 회합 성격 등이 구체적으로 적혀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들 검찰간부는 대부분 차장검사급 이상 간부들이며 상당수는 2000년 이씨 사건 수사에 관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신씨가 당시 검찰의 내사를 받고 있던 이용호씨를 위해 집중적인 구명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이와 함께 대검은 신 전 총장의 동생 승환씨로부터 전별금을 받은 현직 검찰 간부들에 대해 감찰조사를 벌일 방침인 것으로 14일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정확한 내역은 특검팀의 조사결과를 받아봐야 알겠지만 현직 검찰 간부들이 구속된 신씨로부터 전별금을 받았다면 감찰조사 대상"이라며 "기관이 서로 다른 만큼 특검팀이 전별금과 관련된 조사결과를 넘겨주면 전별금을 받은 당사자들을 상대로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사태풍'' 예고=신 총장 사퇴로 검찰에 대대적인 인사가 있을 전망이다. 우선 신 총장 사퇴에 이어 금명간 후임 총장 인선이 이뤄진다. 더욱이 특검팀이 승환씨의 검찰 로비 의혹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인 점을 감안할 때 특검 수사 진전에 따라선 이용호 게이트에 연루된 검찰 간부들의 거취가 불투명한 점도 인사의 한 요인이 되고 있다. 총장 인선에 이어 검사장급 승진 및 전보가 이뤄짐에 따라 서울지검장 대검 중앙수사부장 공안부장 법무부검찰국장 등 법무부 검찰의 주요 보직에 대한 인사가 이뤄질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