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승남 검찰총장이 13일 밤 11시쯤 끝내 총장직을 자진 사퇴키로 결심한 것은 동생 승환씨가 이날 오후 ''이용호 게이트''를 재수사 중인 차정일 특별검사팀에 의해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된 것이 직접적인 계기로 작용했다. 지난해 5월26일 검찰 총장에 내정된지 7개월여 만의 일이다. 총장의 직할 부대로 비유할 수 있는 대검 중수부가 지난해 9월 무혐의처리했던 승환씨에 대해 특검이 범죄 혐의를 밝혀내 구속 영장을 청구했고 법원마저도 실질심사를 거쳐 영장을 발부함으로써 더이상 버티기 어려웠다는 분석이다. 14일 김대중 대통령이 재임 중 마지막 연두 기자회견을 갖고 임기말 국정 운영 구상과 함께 최근 각종 의혹 사건에 대해 유감의 뜻을 표명키로 한 것도 신 총장에게 선택을 강요했을 것으로 보인다. 어떻든 신 총장이 사퇴함으로써 검찰은 전례없는 위기국면을 맞게 됐다. 당장 특검의 이용호 게이트 수사가 검찰 고위인사를 상대로 전방위적으로 전개될 것으로 알려진데다 신 총장 마저 소환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 특검측의 방침이어서 향후 사태전개를 예측하기 쉽지 않다. 이날 사퇴사실이 알려지자 검찰청은 극도로 침울한 분위기에 빠져들었다. 한편 ''이용호 게이트''를 재수사중인 차정일 특별검사팀은 13일 신승남 검찰총장의 동생 승환씨(49)가 이씨로부터 5천만원을 받고 자산관리공사와 금감원 등에 로비를 벌인 것을 확인하고 신씨를 특가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했다. 차 특별검사는 "승환씨가 검찰간부 5~6명을 접촉해 로비를 벌였다는 부분은 아직 혐의가 인정되지 않아 빠졌지만 보충수사할 방침"이라며 "필요하다면 검찰총장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특검팀에 따르면 신씨는 지난해 5~6월초 G&G그룹 회장 이용호씨로부터 5천만원을 받고 한국자산관리공사와 금융감독원 등을 상대로 로비를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