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승남(愼承男) 검찰총장이 13일 밤 전격사퇴를 결심한데는 `이용호 게이트''에 연루된 동생 승환(承煥) 씨에 대한 법원의 구속영장발부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신 총장은 당초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임기가 보장된 검찰총장이 도중하차하는 것은 `정치적 중립성''이 보장된 검찰에 좋지 않은 선례를 남긴다는 이유 등을 들어 자진사퇴 `불가''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날 오후 5시께 이용호 게이트를 재수사중인 차정일(車正一) 특별검사팀이 신청한 승환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곧바로 검찰간부들과 시내 모처에서 만나 자신의 거취문제를 상의한 끝에 사퇴를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9월 검찰이 무혐의 처분했던 수사결과가 특검팀에 의해 뒤집어진 마당에 그 책임을 지지않을 수 없고, 이같은 상황에서 계속 검찰 총수로 남아있을 경우 검찰 지휘권 행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신 총장이 결심을 앞당긴 것은 14일로 예정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연두기자회견에 부담을 줘서는 안된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신 총장은 김 대통령의 연두회견에 앞서 자진사퇴키로 하고 서초구 반포동 자택에 귀가하지 않은채 청와대 고위관계자를 만나 사퇴 결심을 설명하고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에게 이를 보고해 주도록 요청한 것으로 전했다. 김학재(金鶴在) 청와대 민정수석은 이와 관련, "신 총장이 동생 문제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지고 자진사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면서 "조만간 자신의 거취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신 총장의 사의표명은 이상주(李相周) 청와대 비서실장을 통해 김 대통령에게 즉각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정재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