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정재문(鄭在文) 국제위원장은 31일 이회창(李會昌) 총재의 지난달 러시아 방문을 앞두고 한승수(韓昇洙) 외교장관이이재춘(李在春) 주러대사에게 `이 총재 방러에 잘 협조하라'고 지시했었다고 주장했다. 정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한나라당 방러팀이 러시아를 방문했을 때 이 대사는 `한 장관으로부터 잘 협조하라는 전화를 직접 받았었다'고 밝혔다"면서 "그래놓고 지금와서 이대사를 느닷없이 경질하는 것은 보복성 인사가 틀림없다"고 말했다. 박신일 외신담당 특보도 "한 장관은 이 대사에게 `이 총재가 모스크바 방문을마치고 상트 페테르부르크로 옮길 때 수행하라'는 지시도 내렸다는 정보를 갖고 있다"면서 "이에 대한 사실 여부를 확인중"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은 여권이 공정인사 의지천명을 포함한 과감한 인사쇄신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한 장관의 `협조지시' 문제를 정치쟁점화할 계획인 것으로알려졌다. 앞서 한나라당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야당 총재의 국익외교를도와준 이재춘 주러대사 경질은 보복성 인사임에 틀림없고 민주당 조세형의원의 주일대사 내정은 지연과 학연을 배제, 능력과 개혁성 청렴도를 기준으로 삼으라는 대통령의 공정인사 기준에 맞지 않는다"며 공정인사를 거듭 촉구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은 "주러 대사의 교체 방침은 이총재의방러 이전에 이미 결정됐으며 이대사 교체가 이 총재 방러때의 일 때문인 것으로 오해받으면 어쩌나하고 정부측과 함께 고민하기도 했다"면서 "야당이 인사철회를 요구하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고 외교관행에도 어긋난다"고 반박했다. (서울=연합뉴스) 조복래 이강원기자 gija00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