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31일 각각 종무식을 갖고 대립과 갈등으로 점철된 다사다난했던 올 한해를 마무리했다. 여야는 특히 임오년 새해에 치러질 지방선거와 대통령선거 등 당의 명운이 걸린양대선거의 승리를 다짐하며 단합을 강조했다. ◇민주당 한해를 말끔히 마무리했던 예년의 세밑과는 달리 올해는 여권 인사들의 연루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는 각종 게이트와 관련, 검찰수사가 진행되고 있어 다소 뒤숭숭한 분위기다. 더구나 전당대회 시기와 지도체제 문제를 포함한 정치일정과 쇄신안이 당초 예상과 달리 각 대선주자와 계파간의 대립으로 연내에 매듭되지 않고 해를 넘긴데 대해서도 개운치 않은 표정이다. 민주당은 그러나 IMF(국제통화기금) 위기극복과 국가신용등급 회복, 인천국제공항 개항, 서해안 고속도로 개통 등 대내외적인 국가적 사업이 완료된 것을 올 한해의 큰 성과로 꼽았다. 한광옥(韓光玉) 대표는 주요당직자와 국회의원, 사무처직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열린 종무식에서 "올해는 위기와 기회가 상존하는 숨가쁜 정치일정을 보내야 했다"며 "조만간 국민정당, 정책정당, 민주정당이라는 새로운 모습으로 국민에게 다가설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와 노무현(盧武鉉) 김근태(金槿泰) 상임고문 등 주요당직자들은 이날 오전 `사랑의 헌혈' 행사에 참석하기도 했다.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은 "일부 부도덕한 기업인과 정치인, 공무원 등이 연루된비리 스캔들이 잇따라 발생해 참으로 부끄럽고 참담하고 분통이 터진다"며 "부패를근절하기 위한 우리의 투쟁은 계속돼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한 대표 등 주요당직자들은 새해 첫날인 1일 당사에서 단배식을 가진 뒤 동작동 국립현충원과 국립 4.19 묘지를 참배한다. ◇한나라당= 올해 제기된 각종 게이트 의혹에 대한 진상이 제대로 규명되지 않은 만큼 내년에도 특별검사제 등을 통해 권력형 부정.부패사건의 실체를 밝히는데주력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그러나 정부여당이 권력기관의 인적 쇄신과 함께 중립내각 구성 등을 통해 남은임기를 잘 마무리하려는 노력을 한다면 협조를 아끼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회창(李會昌) 총재는 30일 오후 1박2일간의 부산방문을 마치고 귀경했으며 31일에는 가회동 자택에서 휴식을 취하며 차분히 한해를 마무리했다. 이재오(李在五) 총무는 주요당직자회의에서 "김대중(金大中) 정권은 연초에 자기살을 도려내는 아픔이 있더라도 권력형 부정.부패를 반드시 정리하고 넘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연희(崔鉛熙) 제1정조위원장도 "김재환씨의 해외도피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으며 일종의 방조의혹이 있다"면서 "검찰은 김씨의 도피경위를 설명하고 대책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 정권이 정계개편 음모 등 낡은 정치의 악습을 되풀이한다면 단호히 맞서겠지만 성심을 다해 임기를 마무리하려 애쓴다면 모든 협조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주요당직자들은 이날 오전 국.실별로 종무식을 갖고 올해 업무를 정리했으며 1일 오전 이 총재와 함께 국립현충원에 참배한 뒤 여의도 당사에서 단배식을 가질 예정이다. ◇자민련 = 김종필(金鍾泌) 총재는 오전 당사에서 종무식을 갖고 "지난해 많은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잘 극복했다"며 "역사란 법칙성을 갖고 변해가는 것으로 그 법칙성을 잘 보고 우리 앞 길을 열어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우리 당은 매우 어려운 상황에 있지만 우리의 의지를 조금도 꺾지 말자"며 "역사는 기록되는 것이 아니라 기록해 나가는 것인 만큼 역사를 기록할 수 있도록 단단한 의지를 다지자"고 거듭 결속을 주문했다. 김 총재는 남북관계에 대해서도 "북쪽 사람을 더 정확하게 인식하고 환상에서벗어나 추진해야 한다"며 "오늘 아침 라디오 방송을 들으니 남북관계가 잘못된 것을미국 탓으로 돌리던데 이런 인식으론 안되며, 남북관계가 잘못된 것은 북한 때문이지 왜 미국 때문이냐"고 주장했다. 정진석(鄭鎭碩) 대변인은 성명에서 "갈등과 반목, 허탈과 좌절의 신사년은 망각의 지우개로 지워버리고 새해, 새 역사는 화합과 희망의 새 펜으로 다시 쓰자"고 말했다. 한편 당직자들은 김용채(金鎔采) 부총재 영장청구 소식에 공식 논평을 자제한채 "그동안 당을 위해 애썼는데 안쓰럽다"고 아쉬움을 표했고, 정 대변인도 "안타까운 일이나 법은 존중돼야 한다"고 말했다. sangin@yna.co.kr choinal@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상인 전승현 민영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