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호(李姬鎬) 여사는 29일 지방에서 신년구상에 몰두하고 있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에게 민생현장 방문 등 직접 체험을 토대로중산층 및 서민층 생활안정을 위한 여러가지 조언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1년은 김 대통령에게 어느 때 보다도 큰 시련을 겪으며 결단을 필요로 했던 다사다난한 한 해였지만 김 대통령의 국정수행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지켜본 이 여사도 이에 못지 않게 바쁘게 보낸 한 해 였다. 특히 이 여사는 김 대통령의 국정수행을 조용하게 내조하면서 여성, 장애인, 빈민층, 입양인, 교도소 재소자 등 우리사회 소외계층의 애환과 고통을 어루만지는 '나라의 어머니' 역할을 했다. 이 여사는 올해 소외계층 격려(33회), 여성관련 행사(34회), 문화.자선행사 참석(18회), 청소년.교육관련 행사(9회) 등 총 120여 차례에 걸친 각종 행사에 참석,관계자들을 격려했다. 그 결과 이 여사는 지난 1월 사회적 약자의 권익향상을 위해 노력한 공로로 펄벅재단으로부터 '올해의 여성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특히 이 여사는 지난해 5월과 금년 11월 두차례에 걸쳐 대통령 부인으로는 처음으로 소록도를 방문, 자원봉사회관 건립을 지원하기도 했다. 또 지난 4월 프로야구 개막전 시구를 통해 장애인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줬던 중증 장애인 '애덤 킹'과 이 여사의 인연은 잘 알려진 일화로 꼽히고 있다. 이와 함께 이 여사는 민초들의 생생한 삶의 목소리를 청취해 김 대통령에게 전달하는 역할도 했다. 이 여사는 15차례에 걸친 김 대통령의 업무보고에 빠짐없이 참석, 사회복지직공무원, 의용소방대원, 미용사, 월드컵 민박신청자, 여성 농업인, 경제인, 여성 운전자 등 1천500여명과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와 함께 이 여사는 가뭄이 한창이던 금년 봄 절수를 위해 본관 화장실을 절수형으로 고치는가 하면, 쌀값이 폭락하자 청와대 식단을 쌀 위주로 바꾸는 등 국민의 애환에 동참하는 솔선수범의 자세를 보이기도 했다. 이밖에 이 여사는 매일 신문의 독자란까지 꼼꼼하게 챙겨 김 대통령에게 여론을 전달하는 역할도 했다는 후문이다. (서울=연합뉴스) 정재용기자 jj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