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가 김영삼(金泳三.YS) 전 대통령과 적극적으로 화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총재는 27일 '문민정부' 장.차관 출신모임인 마포포럼 송년회에 참석, '존경하는 김영삼 전 대통령'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YS에게 극진한 예를 갖췄고, 오는 29일 YS의 75회 생일에 앞서 지난 26일 김무성(金武星) 총재비서실장을 상도동으로 보내 축하난을 전달했다. 특히 29일 당일엔 측근들을 보내 축하하고 연초 상도동으로 인사를 가는 방안도 신중히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언론사와의 송년인터뷰에서도 기회있을 때마다 "YS는 나를 정계로 이끌어준 분으로 그런 인연을 소중히 여기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적극적인 화해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10월 17일 YS의 부친 김홍조(金洪祚)옹의 망백(望百.91세)을 맞아선 마산 자택으로 축하난을 보낸 데 이어 가족 축하연이 열린 S호텔로 핵심측근인 김진재(金鎭載) 부총재를 보내 축하의 뜻을 전달하기도 했다. 이처럼 이 총재가 YS에게 지대한 공을 들이는 것은 내년 지방선거와 대선을 의식한 것이다. 한나라당은 "정치도 인간이 하는 것인데, 자신을 대통령 후보까지 만들어준 사람을 당에서 나가라 하고, 내 인형을 만들어 화형식을 가진 것은 신의를 저버린 행동"이라며 "그런 사람은 대통령이 돼선 안된다"는 YS의 `극언'이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판단하는 분위기다. 한 관계자는 28일 "이 총재가 YS의 파괴력을 감안했기보다는 자신의 정치적 스승이라는 점을 더 의식한 결과가 아니겠느냐"면서 "이 총재는 '3김 정치' 청산을 추구하면서도 YS와의 인간적 신뢰관계는 소중히 간직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YS에 대한 화해시도가 민주당 이인제(李仁濟) 상임고문이 자민련 김종필(金鍾泌)총재에게 적극 다가서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3김'이 이 고문을 매개로 연대하는 최악의 상황을 막고, 자신의 정치적 스승과의 인간적 화해를 통해 '박근혜-정몽준 변수'를 잠재워 영남권을 묶어두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들이다. (서울=연합뉴스) 조복래기자 cb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