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27일 수지김 살해사건의 주범 윤태식씨에 대한 경찰청 내사 과정에 국정원 간부가 압력을 행사한 의혹이 있다며 그 배후에 대한 실체규명을 촉구했다. 이재오(李在五) 원내총무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2000년 1월 27일 SBS의 `그것이 알고싶다' 프로그램에서 `수지김 간첩사건이 의심스럽다'는 내용이 보도되자 경찰청 외사관리과가 1월28일 이 내용을 접수, 즉각 내사에 착수했으나 당시 국정원대공수사국장이 이를 중단하라고 압력을 넣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는 당시 국정원장이 이런 내용을 알고 있었다는 뜻"이라면서 "대통령면담시 신원조회를 하는 것은 상식인데도 금년 1월 포스코에서 윤태식이 대통령을만나고, 5월 청와대에서 또다시 만난 것은 살인범의 배후에 국정원 실세가 있지 않고서는 있을 수 없는 얘기"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이는 단순한 국가기강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지도자가 신변위험에 노출됐다는 중대한 문제"라며 "적어도 2000년 1월 당시 국정원장과 담당국장은 형사처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경필(南景弼) 대변인도 "작년 4월에 이미 경찰청장과 국정원이 `은폐작업'을진행하고 있었던 것으로 검찰조사에서 밝혀졌다"면서 "따라서 국정원과 경찰청이 살인범 윤씨의 정체를 알고도 대통령 접견을 묵인한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조복래기자 cb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