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밑정국이 꽁꽁 얼어붙고 있다. 법인세법 개정안을 둘러싼 여야간 명분다툼이 감정싸움으로 번지면서 예산정국에 가파른 한랭전선이 형성되는 양상이다. 이에 따라 예산안은 물론 각종 민생·경제관련 법안의 처리가 지연돼 내년도 국정운영에 차질을 초래할 것이란 우려마저 대두되는 상황이다. ◇예산안처리는=여야 모두 나라살림이 걸려있는 문제를 놓고 정치공방을 벌인다는 부정적 여론에 부담을 느끼고 있어 26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될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이와 관련,이만섭 국회의장은 23일 "새해 예산안 처리가 더이상 지연돼선 안되는 만큼 늦어도 26일에는 의장직권으로 본회의를 소집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송훈석 수석부대변인도 이날 "여야는 24일 국회의장 주선으로 총무접촉을 가질 예정"이라며 "의사일정이 합의되면 26일께 예산안이 처리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부정적 시각도 있다. 지난 21일 여야 총무가 '법인세율 1% 포인트 인하'에 합의했으나,민주당 정세균 의원의 본회의 반대토론을 계기로 예산안 처리가 무산된데 대한 감정의 앙금이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어떤 형태로든 민주당측의 사과를 받아내야 한다는 입장인데 반해 민주당은 현재로는 '사과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치열한 '네탓'공방=여야는 이날 국회파행에 대한 책임을 서로에게 떠넘기며 격렬하게 대치했다. 한나라당 장광근 수석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여야가 합의한 협상내용을 뒤집어 야당을 공격하는 것은 정치도의를 뒤집는 것"이라면서 "꼼수와 술수만 일삼는 민주당은 '사술집단'과 다름없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김현미 부대변인은 국회파행 원인은 한나라당 의원들의 '집단음주' 때문이라고 반격했다. 김 부대변인은 "지난 21일 국회 본회의가 밤9시에 열린 것은 한나라당의 송년 연찬회 때문"이라며 "본회의장에 나타난 한나라당 의원들 다수는 거나하게 취한 상태였다"고 꼬집었다. 김형배·김병일 기자 k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