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2일 새로운 경제슬로건인 '라남의 봉화'가 제시된 이후 북한에서 그 열기가 뜨겁게 달아 오르고 있다. '라남의 봉화'는 김정일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8월 러시아 공식 방문을 마치고 북한에 귀환한 직후 시찰한 라남탄광기계연합기업소(함북 청진) 노동자들의 '자력갱생,ㆍ'혁명적 군인정신'을 본받자는 경제 슬로건이다. '라남의 봉화' 열풍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각지 공장ㆍ기업소, 협동농장들에서의 잇따른 궐기모임을 비롯해 국가기관 간부및 도, 시ㆍ군 연합기업소 당 책임일꾼들의 현장체험, '라남의 봉화' 주제 시ㆍ시나리오 창작, 포스터 제작, 제대군인 집단 배치 등이다. 이와 함께 북한 언론들은 매일 2∼3차례씩 `라남의 봉화'와 관련한 논설이나 해설 등을 내보내며 경제부문에서 혁신을 이룩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궐기모임은 이 슬로건이 발기된 라남탄광기계연합기업소에서 지난달 23일 최초로 개최된 이후 각지 공장ㆍ기업소, 협동농장으로 요원의 불길처럼 번지고 있다. 지난 5일까지 보름동안 북한 최대의 종합야금 생산기지인 김책제철연합기업소(함북 청진)를 비롯해 무산광산연합기업소(함북 무산),룡성기계연합기업소(함남 함흥),황해제철연합기업소(황북 송림), 김종태전기기관차공장(평양시), 동평양화력발전소, 평양방직공장, 은률광산(황남 은률), 청산협동농장(남포시 강서구역) 등 모두56곳에서 궐기모임이 열렸다. 국가기관 간부들과 각지 연합기업소 당 책임일꾼들의 라남탄광기계연합기업소참관도 진행됐다. 홍성남 내각 총리,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 부위원장, 최영림 중앙검찰소장을 비롯해 내각 위원회ㆍ성, 중앙기관, 연합기업소 책임일꾼들은 최근 라남탄광기계연합기업소를 참관, 생산설비를 둘러본 후 "라남의 일꾼들을 따라 배워 장군님의 구상과 의도를 실천적 성과로 받들줄 아는 실력가형의 일꾼,실천가형의 일꾼이 될 결의를 다졌다"고 중앙방송이 13일 보도했다. 이에 앞서 지난 4일에는 각 도, 시ㆍ군 연합기업소 당 책임일꾼들이 이곳을 집단으로 다녀갔다. 또한 `라남의 봉화' 정신을 주제로 한 작품창작을 위해 시인과 작가들이 앞다퉈라남탄광기계연합기업소에 내려가고 있다. 조선작가동맹 소속 작가와 시인, 조선영화문학창작사 작가들이 다수 라남 땅에내려가 작품을 창작하며 경제선동 활동을 펼치고 있는데 `라남의 봉화' 제시 이후 1주일 동안에만도 , , , , , 등 20여편의 시를 창작, 발표했다. 특히 조선영화문학창작사 김완중 부사장과 작가들은 , , , , , (가제) 등의 시나리오를 마무리 단계에서 창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북한의 만수대창작사, 중앙미술창작사, 평양미술대학 등 예술단체는`라남의 봉화'의 선전화(포스터)를 제작, 보급하고 있으며 김 총비서가 라남탄광기계연합기업소를 다녀간 직후에는 제대군인 500명을 집단배치하기도 했다. 한편 북한 언론들은 하루도 거르지 않고 `라남의 봉화'에 대한 논조를 내보내고있다. 최근 주요 논조를 보면 △`라남의 봉화를 높이들고 올해 전투를 빛나게 결속하자'(12.12, 노동신문 사설) △`혼연일체의 봉화'(12.2, 중앙방송) △`라남노동계급의 수령 결사옹위정신ㆍ결사관철정신을 따라 배우자'(11.28, 노동신문 사설) △`라남의 봉화가 온 나라에 요원의 불길처럼 타번지게 하자'(11.27, 평양방송) 등이다. 궐기모임이나 참관 등은 모두 `라남의 봉화' 정신을 본받아 생산과 건설에서 혁신을 일으킴으로써 `강성대국' 건설에 이바지 하자는 것으로 요약된다. 더욱이 북한이 연말을 앞두고 새로운 경제슬로건을 제시한 것은 올해 경제계획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내년도 김일성 주석 90회 생일(4.15)과 김 총비서 60회생일(2.16), 조선인민군 창건 70주년(4.25) 등 비중있는 정치행사를 성과적으로 맞이하자는 측면이 강하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지속적인 캠페인이 전개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두환기자 dh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