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추구하고 있는 정보화는 계획편성과 관리를 자동화함으로써 계획경제의 효율을 제고하려는 중앙집권화 강화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LG경제연구원 양문수 연구위원은 12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 컨퍼런스 홀에서 열린 '서울.평양학회' 창립 기념 학술세미나에서 '북한의 2000년대 경제개발에 관한 연구'라는 논문에서 "북한당국은 중장기적으로 브레즈네프 시대에 구소련에서 바람이 불었던 자동화 관리시스템(ASU)을 추진하려는 것 같다"며 이같이 밝혔다. 양 연구위원은 "이 시스템으로 계획관리 기구상 상위기관은 하위기관에 대한 보다 많은 정보를 신속하게 수집할 수 있게 됐다"며 "이 정보를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있게돼 하부기관에 대한 상부기관의 통제력이 강화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과학기술 투자 재정 부족 ▲기술혁신 유인 부재 등을 북한 과학기술중시정책의 성과를 좌우할 요인으로 지적하고 "과학기술 중시정책이 북한당국이 중단기적으로 목표로 하는 생산기반의 정상화에 어느 정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열악한 통신 인프라 ▲IT장비의 절대부족 ▲주민에 대한 정보 통제 ▲대북전략물자 반출 제한 제도 ▲전통산업 기반 취약 등을 북한 IT산업 육성정책의성과를 좌우할 요인으로 꼽고 "북한처럼 기술 및 산업적 기반이 취약한 국가에서는차세대 첨단분야 투자 집중전략이 성과를 거두지 못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양 연구위원은 "제약요인들이 이렇게 많다고 해서 북한 IT산업의 발전 잠재력을 부정할 수는 없다"며 "소프트웨어 육성에 대한 정책적 노력에 힘입어 소프트웨어 분야는 상당한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출범한 '서울.평양학회'는 김동규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를 회장으로 하고 이종석 세종연구소 연구위원, 허문영 통일연구원 연구위원 등 소장학자 300여명을 중심으로 북한과 남북관계를 연구하는 새로운 학회이다. (서울=연합뉴스) 주용성기자 jy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