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과 자민련이 10일 '정면 충돌'했다.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와 자민련 김종필 총재가 이례적으로 극한 감정싸움을 벌인 데 이어 자민련 당직자들이 한나라당 당사를 항의 방문하는 등 양당관계가 돌이킬 수 없는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총재들의 설전=이회창 총재는 이날 CBS방송에 출연,"강창희 의원의 대전 중구 개편대회 때문에 '한·자 공조'가 물건너갔다는 얘기가 있는데 이게 사실이라면 소아병적인 반응"이라며 자민련측을 노골적으로 비난했다. 교섭단체 문제와 관련해서도 "원칙과 민의의 문제"라며 부정적 입장을 피력,자민련의 신경을 건드렸다. 이에 김종필 총재는 자민련 확대당직자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이회창 총재가 생방송에 나와 국민 앞에 어처구니 없는 거짓말을 늘어놓고 있다"면서 "국회법 절차도 제대로 모르고,거짓말을 밥먹듯이 하고,신의가 뭔지도 모르는 사람은 이 나라의 대통령이 될 수 없다"고 공격했다. ◇정면 충돌=이 총재와 김 총재간 감정싸움은 양당 당직자들이 정면 충돌하는 사태로 이어졌다. 김용채 조부영 부총재를 비롯한 자민련 주요 당직자 10여명은 이날 오전 예고 없이 한나라당 당사를 기습 방문했다. 이들은 "어떻게 JP를 향해 기교와 변절의 명수라고 할 수 있나"라고 항의하며 이 총재와의 면담을 요구,한나라당측과 40여분간 설전을 벌였다. 이 자리에서 김학원 총무,정진석 대변인 등은 "한나라당에서 자민련은 공당이 아니고,깨부셔야 할 당이라고 '쌍욕'을 했다","자민련이 언제 탄핵안 처리에 대해 공조하겠다고 약속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한나라당 김기배 사무총장은 "큰 정치를 하자.이렇게 예고도 없이 항의 방문한 사례는 없다"고 달랬으나 실랑이는 계속됐다. 설전끝에 김무성 비서실장이 "이 총재를 만나게 해줄 수 없다"고 잘라 말하자 자민련측은 "그렇다면 할 수 없다"며 일제히 철수했으나 양측간 감정의 골은 더욱 깊어진 형국이다. 김형배 기자 k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