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을 순방중인 김대중 대통령은 9일(한국시간) "지금의 우리 경제는 소비자가 물건을 사주고 있기 때문에 돌아가는 것"이라면서 "국내 소비의 기반이 넓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통령이 방문국인 헝가리에서 공식.실무수행원과 수행기자단 80여명과 오찬을 함께 한 자리에서 한 말이다. 다음은 분야별 발언내용. 경제문제=우리가 그동안 너무 미국 경제에 의존해 온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지금 미국은 세계의 모든 물건을 다 사줄 능력이 없다. 따라서 앞으로 미국시장도 바라봐야 하지만,다른 국가의 시장도 생각해야 한다. 내수를 진작해야 한다. 재정과 금융도 중요하지만,근본적으로 소비가 살아나도록 해야 한다. 중산층 이상이 주요한 소비층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가난한 사람이 구매력을 지니는 것이 부자들에게도 유리하다. 소비의 기반이 넓어져야 한다. 중국과 유럽연합(EU)도 바라봐야 한다. 남북문제=낙관적이라고 할 수 없다. 물론 비관도 아니다. 남북관계에 관한 한 모든 협상이 양쪽에 이로워야 하고,주위환경도 좋아야 한다. 작년 6월 남북정상회담 이후 EU국가들이 북한과 수교했다. 남북관계가 악화될 경우 이익을 보는 국가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따라서 잘 될 수 밖에 없다. 앞으로 서두르지 않으면서 포기하지 않고 남북관계를 추진해 나가겠다. 신념을 갖고 꾸준히 노력해 가겠다. 남북정상회담 이후의 이런 긍정적인 흐름을 뒤집을 수 있는 국가나 사람은 없다. 남북관계는 확고한 신념을 갖고 서두르지 말고 인내심을 갖고 해야 한다. 남북관계는 한 사람이 하는 것이 아니다. 무리하면 안된다. 되는만큼 해야 한다. 그러나 쉬지 않고 해야 한다. (남북관계에 대한 미국의 영향과 관련)우리 문제는 결국 우리가 해결해야 한다. 우리도 그만한 능력이 있다. 남북관계가 잘 풀려야 미국에도 도움이 된다. 국내 정치현안=영수회담이나 개각 문제,국회 예산안 처리지연등은 국내에 가서 얘기하자. 부다페스트=김영근기자 ygkim@hankyung.com